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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지만 소소하여라. -32







동생에게 보낸 겨울 옷들 덕분에 옷장이 휑하니 비어 좋아했더니,
고새 몇 개 사들였다고 행거가 꽉 찬다.

겨울 옷은 부피가 크다.
내 허영은 부피가 더 크다.

쇼핑할때마다 드는 죄의식 때문에 괴로워 하면서도
클릭하는 내 손과, 모자란 부분을 물건으로 채우려는 내 허영이 미워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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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질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준비 다 됐다.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작 스럽게 찾아오는 것이 사랑의 전부도 아닐텐데.

온 세상의 수 많은 사랑의 정의들은
어떻게 내릴 수 있었을까?


최근 어떤 분과 얘기 도중

"난 눈이 높아요. 이만큼 살아왔으면 자기 기준으로 다 눈이 높은거지.
아무나 사귈 수 없잖아요. 눈이 낮다는 사람들이 이상한거야"
란 말을 듣고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보다

더 슬픈 것은,

이제, 무작정 사랑에 빠지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그럴 수 없는 나를 인정하게 되는 것.

 

수북하게 쌓인
감정의 옥석을 가리지 못하고 껴안고 있으면서도

햄릿도 아니면서,
사랑이냐, 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따위를 외치고 있는 내 자신이 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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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만 있던 일요일.
이병우 선생님 콘서트로 가던 버스 안에서,
낡은 체크셔츠와 부스스한 머리. 유행지난 배낭을 앞에 곱게 둔 여자아이가
초록 노트를 꺼내 단상들을 흘겨쓰는 것을 훔쳐봤다.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그녀는 멋진 사람이다.'
같은 글들이 노트에 빠르게 흩어지는 것을 보며,
MP3에서 나오는 어느 옛날 노래를 들으며.


나는 나 같던 그녀의 옆 모습을 보며

 


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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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선생님의 공연은 글로 쓰지 않는 편이 낫겠다.
은혜로웠다는 말 이상의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그런 분이
이 세상에서 이런 음악들을 해 주셔서
정말 마음으로부터 감사드린다.



그래요.

그 수많은 치유의 밤을
어떻게 감사드릴까요.


















그리고.
그런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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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고 있는 소설에 나오는

'요즘 세상엔 쿨한 척 하는 사람으로 넘쳐난다. 그게 트랜디 한 줄 안다'라는 어감의 글을 읽고
정말 깊게 반성했다.



더 반성할 생각이다.


그리고
생각만 하진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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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엔 정말 가장 야비한 수단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이 죄가 되는 것이 아닌데,
왜 모두 칼을 휘두르는 것인지 알 수 가 없다.

사실 나도 고상한 척하는 글 나부랭이를 끄적이고 있을 뿐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더 화가 날 뿐이다.




큰 일이나,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하기로 했다.

 







아아.
모든 것이


해피엔딩.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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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가 좋습니다.
류이치 야마모토나 류이치 나카무라라도 좋았을테지만.
류이치 사카모토라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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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는 일기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라는 제목이 영 내키지 않아
바꿔보려는데,

'시시하지만 소소하여라'라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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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자고 일어나면 좋은 일만 생길거에요. 

 

 

  -kaira 7192000*





그리고 이 노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