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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지만 소소하여라-33-




 

최근 목과 날개죽지를 타고 가던 통증이 손끝까지 내려오면서
심각하게 '목 디스크'를 걱정하게 되었다.

트위터와 주변 사람들의 조언, 웹상을 뒤져보니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른 자세'(제일 어렵다)
자주 자세를 바꿔주는 것.

그리고 라텍스 배게가 좋다는 얘기에
자세를 꼿꼿하게 유지하려 노력하고
예전에 배웠던 요가 자세도 한 두어개 하고
배게도 바꿨더니 한결 몸이 편해졌다.

키가 너무 크다는 강박에
누구를 만나도 움츠러 들었더니,
자세로 굳어져 영 보기 안좋았는데,
이 참에 바꿔보려 노력해야지.

주변 지인은 요즘 언제나 쭈욱 편 자세를 유지해서
허리 디스크도 거즘 다 나았다 하고,
덕분에 앉은키도 커 보인다 하니

나도 눈치 보지 않고 큰 키를 자랑하며 다녀야겠다.

얼마전 7센티 힐을 신었는데,
목과 허리에 무리가 오는 것을
'몸이 느끼는 것'을 알았다.

이런, 힐은 역시 멀리해야하는건가.

일년 전까지 줄창 신고 다녔던 것이
마치 예전 꿈과 같구나.

난 이제 꼿꼿해지려 '노력하는' 여자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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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저번 주말
7센치 힐을 신은 그 새벽.

집 앞에서 입에 올리기도 싫은 삐리리를 만났다.

이래저래 많은 생각과 일이 있었지만 전부 생략하고,

난생 처음 치한 스프레이라는 것을 결제하면서
여자라 좋지만, 그래도 여자란 슬프구나. 한숨 쉬었다.


카포에라를 배우려던 마음을 접고
영춘권을 배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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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 자고 있어났더니
고양이들이 패닉상태로 울부짖고 있기에
무슨일인가 싶어 부엌으로 한발 내딛는데,
물이 철퍽 하다.

보일러가 터져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온다.
주인집과 A/S센터에 전화하고 집 앞 배수구 수도꼭지를 틀어막았다.

아주머니는 집으로 돌아오셔서
'아가씨, 수고했어. 안아줄께' 도닥이신다.

때 아닌 물난리에 마음마저 질퍽했건만,
아주머니가 뽀송하게 말려주셔서 살았다.


생각해보니,
한 겨울에 터지지 않고,
그것도 내가 집에 있을때

명을 달리한 14년 된 보일러에게 감사해야할것 같다.
네가 끝까지 나를 모시는구나.
고마워, 정말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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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슈나는 며칠 뒤
날 위해 부대찌개와 와플 디저트를 사주며 조용히 위로해줬다.

고마워. 덕분에 따뜻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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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는 길길이 뻗치는 해결나지 않는 고민들과 생각들.
더하기, 앞으로 다가와 날 위협하는 일들 덕분에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그래도 지금 아무 일 없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가.

고마운 마음에 다시 한 번 우주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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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적 거리던 일상과 다르게
최근 꾸준하게 좋은 음악들을 찾고, 듣느라
눈이 아닌 귀가 돌아가기 직전이다.

현란하고 소박한 음악들이 지천에 깔려 있어
그 음악들 듣다보면 어느새 몇 시간은 훌쩍 지나 있다.

차차, 한 곡씩 소개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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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쇼핑뇌를 달래느라 고생중이다.
대신 뭘로 이 물욕을 채워야하나 역시 고민중이다.

손에 잡히는 것을 원하는 것을 보니,

이 마음도 지금, 정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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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상은 소소하지만,
모아놓고 보니 더 소소하다.

그런 일들을
곱게 적어내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고 놀랍다.


아직 그러기엔
역량도 지식도 모자란 나는
여전히 그들을 존경한다.

여전히 세상을 동경한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