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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은근히 잘되리라



얼마 전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러저러한 일들이 있어서
취업준비생들을 바로 코 앞에서 보게 됐습니다.
숨이 턱 막히는 공간에서 가슴을 쿡쿡 찌르는 질문들을 하며
그 말들에 고개를 끄덕이는 청춘들을 보는것은 서글프고 생경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힘내라' 라는 말은 도움이 안되겠죠.

하지만 버티세요.
지나가는 날들 사이에서 무너지지 말고.
이 시간이 스쳐간 뒤에 상처로 남을지라도.


밥 한그릇 사주는 것보다 만원 한장 쥐어주는 것이 좋더라도.
넌 취업했으니까 그런 말이나 하고 있지. 테이블을 뒤엎고 싶어도.
자기소개서 쓰다가 모니터를 박살내고 싶어도.
엄마 아빠에게 뭐라고 얘기해야할지 암담해도.
나에게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몰라도.
쪽팔리고 서럽고 괴롭고 사라지고 싶어도.

그래도.
계속되는 삶이라면.

그렇다면,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그 시간을 버텨야합니다.

위로하고 싶지만 도움이 안돼서 미안해요.
마음 밖에 못 줘서 정말 미안해요.

쓰다보니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이틀뒤로 다가온 크리스마스부터 괴로워 하는 분들도 많을텐데.

그런 날 꼭 의미있게 보내야하는 것은 아니에요
모두 즐거운 것은 아니고
사람들 역시 그렇게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니
행복할 수 없다고 서러워 말고
그냥 희미한 하루로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많이 그래요.



막연하지만 잘 될거에요.
은근하게.

믿는것은
믿지 않는 것보다 힘이 세요.
그러니,
우리는 행복할 것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위로가 안되죠?
서툴러서 미안해요.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