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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안녕? 나의 로망.

 



기타를 하나 샀습니다.

익스트림의 누노 덕분에 유명해진 워시본에서 나온
보급형 기타입니다.

저를 기타의 길로 인도해준 친구의 '카덴자'기타가
얼마전부터 줄이 너무 떠 있어
오늘 악기점에 가봤더니
수명을 다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듣고서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기타에 대한 열망이 있던것은
무척 오래된 일이지만,

하고 싶다는 마음만있고
행동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 그렇듯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니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아주 우연찮은 기회에
진짜로 치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보니 기타를 보유한 친구와 아주 우연찮게 연락이 되고
뭐...그런 나에게만 소중하고
남에게는 시덥잖은 얘기들의 나열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제 돈을 주고 흠집이 난 새 기타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낑낑 짊어지고 와서
처음으로 친 곡은
존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와
캐롤킹의 '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이 두 곡밖엔 치지 못하지만요)

두 곡 다 제겐 소중한 곡입니다.
사실 전 리사오노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와
잉거마리의 '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가 치고 싶지만

겨우겨우 코드를 잡는 사람에겐
어림없는 아르페지오와 보사노바 편곡이 가득합니다.

그나마 그것도 쉽지 않네요.
많이 쉬고 있던 탓입니다.
얄팍해진 굳은 살과 손톱때문입니다.









제 손톱은 예쁜 네일아트가 되어있는
일 못하는 여자의 손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부터 짧고 몽톡한 손톱밑으로
통통한 굳은살이 배겨 있었습니다.

긴 손톱을 두번에 거쳐 자르는날.
'기타를 잘치게 된다면 두 번 다시 손톱 못길러도 좋아'라고
굳은 다짐을 했었는데,


어느새 어중간한 시간 사이로 얄팍해진 굳은살이
서글프게 자리잡고 있네요.



게으름이라는 것은,
사람을 좀먹고 열정도 좀먹고 꿈도 파먹으며 자라나봅니다.

너무 방치해 두었는지.
조그마한 꿈에도
파랗게 곰팡이가 슬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난 뒤
손톱을 자르러 가야겠습니다.



뭐 몇번의 굳은살과
몇 번의 게으름을 겪고나면

어느날엔 예쁜 보사노바를 치고 있을지도 모르죠.


그런 날이 온다면
너무 늦게 시작한게 아닐까, 하는 내 가슴속 물음들이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겁니다.
 



-kaira 7192000

덧)
무대에 서고 싶었어요.
뭐 거창한 그런 것이 아니라
조용조용하게 목소리로 울림을 주는 노래가 부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큰 꿈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요.
그렇지만 그렇게 큰 꿈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얼마 안있어, 아는 언니의 축가를 부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가 되면 놀러오세요.(부페먹으러 흐흐)

덧2)
무슨 이름을 지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로즈우즈 바디라서
'담담'이라고 부를까 생각중인데, 추천좀 해주실래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