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각사각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8-

 




1. 별것 아닌 일들이 상처가 되어
제 가슴을 푹푹 찌른다.


생각하는 것이 모두 전쟁이 되어
내내 불안함에 시달렸다.

무엇이 문제인가 곰곰하게 생각하다가
모든 의문들이 답이 되어 돌아온다.


하나같이 찌질하고 사소한 것들이라
차마 열거하기 남루한
그리고 초라한,
보고 싶지 않은 내 모습들.

아, 부끄럽다.
절대 쿨할 수 없는 나.



그리고 벌써 밝아오는 새벽.




2. 동생이 온다.
자주 들낙날락 하는 동생이지만,
오면 반갑고, 그러다 싸우고, 헤어지면 먹먹하다.

'만약 너라는 사람을 사회에서 만났더라면
절대로 친해지지 않았을텐데' 라고 얘기했었지.


말하는 것부터 좋아하는 것까지
전부 다른 너와 나.


어쩌다 너같은 아이와 피를 나누고
또 자매라는 이름으로 얽혔을까?




그런데 왜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을까?





3. 웹툰을 즐겨보는 분들이라면 모두 아시겠지만
곧 윤태호의 '이끼'가 영화로 나온다고 한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이끼'는 오랫만에 보는
제대로 된 서스펜스 물이다.


윤태호-이끼 링크


시간날때 보시길.
시간 없을때 보면 금단현상에 시달리게 될테니.




4-1. 만화얘기가 나왔으니 잠깐 짚고 넘어갈 문제.
전국 도서 영상 대여점 협회(전만엽)과 전국 만화방 도서 대여점 연합회(전만연)에서
묘한 공지를 내걸었다.


만화가 임달영씨가 쓴 블로그를 링크한다.



대여점 분들...적어도 작가를 존중해주시길.



음악도, 영화도 마찬가지.


듣는 것, 보는 것을 타박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이 사 주시길 바랍니다.


남말할 처지 아니지만.






5. 가까운 마트에 트렁크를 사러갔더니
같은 브랜드의 남자 트렁크는 4900원,
여자 트렁크는 7900원이다.
남녀차별은 이런거라구!



6 트렁크를 고르고 난 뒤 
굴이 맛없는 시즌이라 양념게장을 구매했다.
안녕 굴. 겨울에 다시 보자.






7. 얼마전에 간 콘서트에서 정말 오랫만에 두 곡정도를 듣지 못하고 졸았다.
제일 뒷자리라 뮤지션은 알 수 없었겠지만
혼자 죄책감에 몸둘바를 몰랐다. 


3년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있었는데.
밤낮을 새고 간 콘서트에서
신나게 졸다가 눈을 떠보니


노래를 부르던 뮤지션이
나를 선한 눈으로 쏘아보고 있었다.


나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두시간 동안
그 뮤지션은 계속 다른 자리들도 주시하고 있었다.

콘서트에선 절대 졸지 말자.
꼭 가고 싶었던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그냥 나나 잘하자.






8. 오래된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스물 여섯에 찍은 폴라로이드를 발견했다.
금발머리에 갈색 안경,
아주 짧은 파마머리를 하고 있는 내가 낮설다.

그 밑에는
'이제부터 시작, 사랑스런 노래들아. 나를 지켜줘'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8-1. 생각해보면
노래들은 오랫동안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을 뿐이지.


8-2. 그래서 올해 내 음악 듣기의 목표중 하나는
B-Side이다.




9. 올리는 곡은 David Tao의 곡.
목소리도 그렇지만, 곡을 만드는 센스도 뛰어난 뮤지션이다.
이 사람이 콘서트하면 '나나 잘해서' 절대 안잘거야.

그런데 뮤직비디오 참...












그리고 뜬금 없는 하지만 진심의 10.



이런 저런 얘기가 목에 걸려 튀어나오려 하는 시간이지만,
천천히 얘기 나누도록 해요. 우리.




벌써 새벽이니까.






나는 당신을 좋아하니까.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