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2)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실, 난 아직 10년은 더 전에 친했던 동생과 홍대 술집에서 우연히 재회했다. 이튿날 그녀를 만나 동생이 산다는 집에 잠시 들렸다. 짤막한 인사와 함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어떻게 살았나 얘기하다가 우리 사이에 깊은 우물을 발견하였다. 나도 그녀도 절대 알 수 없을 서로의 시간은 발 담글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어 '옛날에 그랬지?'라고 주위를 맴돌기만 하다 겨우 인사한다. "언니는 어른이 되었구나" "아냐, 난 정말 어른은 되기 싫어" "언니 옷 입은 것도, 말투도 전부 변했네...언니 안같다. 어른 맞네, 어른." "내가.......어른인가?" 그녀의 컬리수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 주고 그 집을 나서는데, 하이힐 때문에 발목이 휙 꺾인다. 달 없이 밤은 깜깜하기만 하다. -kaira 7192000 *요즘은 자꾸 눈물만.. 봄날. 식상한 단어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말들이 있다. 아름답다. 따스하다. 두근두근하다. 마음이. 봄날이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사람 마음을 뻔하게 만들어주는, 식상하게 참 아름다운 봄날이다. 켜켜하게 먼지쌓인 낡은 겨울아 고맙다. 네가 없었더라면, 봄날이 이렇게 예쁜지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좀 더 어른이 되면 그때 다시 만나자. -kaira 719200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