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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6

 

1. 홍대에서 집까지 오랜만에 걸어 돌아오는 밤 길.

예전에는 그렇게 쉽게 걷던 길인데,
오늘은 음악을 내리고 주변을 살피기 바쁘다.

후다닥 걸어 집으로 돌아와서야
마음을 내려놓고 느슨해진다.

나이 먹기 시작하면 밤길도 무섭고
공포영화도 무섭고 놀이기구도 못타게 된다던데.

다른것은 몰라도
놀이기구를 못탈까봐 무척 슬프다.





1-2. 바삐 오는 길,
주차해 있던 까만 경차 안에서 한 남자가
'아가씨, 마포구청이 어딘가요?' 라고 묻길래
돌아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몰라요' 대꾸했다.

10년전에 당했던
빨간 프라이드의 변태아저씨의 악몽이 떠올랐다.

어쩜 수법은 변하지도 않고 늘어만 가냐.
이럴때는 여자라는 것이 참 무서워.





1-3.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데
호리호리한 남자아이가 내 앞을 스쳐 가기에
후다닥 뒤를 따라 걸었다.

집으로 가는 골목까지 따라 들어가자
남자애가 휙 뒤를 돌아보더니 다시 걷는다.

남자도 무서울땐 무서운거지.





2. 이민호와 제시카 고메즈
둘이 함께 찍었다는 CF를 보면서
어쩜 저리 선남선녀냐. 하는 마음이 들면서

도대체 너희는 뭐냐, 어느 별에서 온거냐!하고 불을 뿜었다.

어우 난 요즘 제시카 고메즈가 제일 이뻐.
걘 인간이 그렇게 생기면 안되는거야.

 

 

에휴. 그렇게생기지 않을거면
뭐 딴거라도 잘 할것을.
내가 너무 방심했네, 너무 놀았어.




3. 감상과 자조가 많은밤
잠자리에 들면서
'자기 반성은 많아도 좋아, 하지만 절대로 자기비하에 빠지지는 말자'
다시 한 번 다짐했다.



3-1. 무서운 꿈을 꾸었다.
다른 무서움이 아닌 현실적으로 무서운 꿈이었다.
허무맹랑한 꿈보다도 여운이 오래 남아 불편하다.

무엇보다도 현실이 무섭다.




4. 모니터 앞에서 잠든 마루의 고개가 낮아보여
책상위의 시디 몇개를 배게로 삼게 해주었다.

시디는 멋지다!
무형을 유형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그런데
고양이의 목 디스크 예방까지 해 주지 않느냐!
시디를 많이 사자!




4-1. 이 좋은 봄날에

고양이들도 산책하고 싶을텐데
내보낼 수 없는 나를 용서해.

사랑이란 이름으로 너희를 아프게 만드는구나.


소히의 미안해라는 노래를 처음 듣고 눈물 찔끔 흘렸다.

지금도 내 무릎 위에서 고륵 거리고 있는
너의 털을 쓰다듬으며 안타깝고 미안하고.

고양이 알레르기 때문에 콧물 찔찔 흘리면서도
널 놓을 수 없어서.







5.봄엔 봄노래를 들어야해.
양파의 머뭇 머뭇이나, 조원선의 살랑살랑 같은
그런 치마 잡고 뛰어놀고 싶은.....

하아. 그래봤자 현실.







6. 저번 주말 밤은 동대문에서 보냈다.
그냥 아이쇼핑이나 할 참으로 갔다가
나와보니 뭔가 들려져 있더라.
눈으로 본다는 건 참 무서워.



6-1. 동대문엔 대부분 10대 후반,20대 초반의
한껏 차려입은 소년 소녀가 대부분이었다.
밤 거리를 수놓은 별들 같았다.

너희들의 마음에도 예쁜 별이 떠있기를.





7. 3년전에 '혼자 사는 것은 배가 고파도 멀찌감치 냉장고를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현재까지 그렇다. 이건 뭐 진도가 안나가네.





8. 쿵치팍치의 유혹이 들땐 찾아듣곤 하는 노래들.
우리 나라의 뮤지션들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오리엔탈 펑크 스튜.
홍대에선 디코드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하우스 DJ.

Oriental Funk Stew - Deep Inside Of Love (Feat. 린)
다시 한 번 느끼는데 역시 린의 목소리는 이런 노래들과 잘 어울린다.






두근두근 / Louviet

뮤직비디오가 마음에 들었었다. 메세지를 주려고 하기보단 텍스트 자체만 좀 더 내세웠어도
괜찮았을거 같아.









9. 홍대에 살면서도 홍대 클럽에 안간지 오천만년은 된거 같다.
요즘 나오는 너무 강력한 음악은 내게 버겁다.

그런 것을 보면 무엇보다 난 멜로디를 좋아하는 여자같다.
좋아하는 멜로디 같은 여자였으면 좋겠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