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각사각

(45)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28 ---------------------------- 세수하다 갑자기 코피가 흘러서 깜짝 놀랐다. 별 일 없을때 흐르는 코피는 생애 두 번째인 것 같은데, 잘 안먹을 때 오는 영양실조 증상이 아닐까 싶다. 급하게 영양제를 챙겨먹었다. 평소에도 잘 챙겨 먹던 것은 아니고, 다이어트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더욱 배가 고파도 먹고 싶지 않은 것을 어쩌나. 살짝 올라가서 걱정이던 몸무게가 다시 원위치 되면서 격정의 코피 세러모니로 마무리 되었구나.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정말 안 좋은 것임은 알고 있는데, 배는 고프지만 먹고 싶지 않은 것을 어쩌나. 그래놓고 오늘 사온 초밥을 넙죽넙죽 다 해치웠다. ..... 근본적인건 내 게으름인건가? 아니면 나도 못 먹을 만큼 내 음식이 맛 없는건가?!!!!!!!!!..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 -27 생애 처음으로 세무사와 전화해야할지 모르는 내일. 많이 버는 것도 아닌데, 왠 세무사와의 통화? 하고 내가 제일 먼저 놀랐다. 벌써 초조해진다. 말 그대로 헛똑똑이로 살아가는 것 같은 최근. '아는 것은 힘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한다. ------------------ '난 둔합니다'라고 날 소개하고 다녔는데, 스트레스에 예민해진 내 모습을 발견한다. 20대 초반과 지금을 비교하면 짜증도 늘었고, 느슨함도 늘었다. 정반대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 내가 모순적이구나. 생각하던 마음을 버리기로 했다. 둔한것은 둔한것이고 예민한 것도 예민한 것이다. ------------------- 정말 짧게 잘랐던 머리가 어깨 남짓 자랐다. 숨가쁜 일년이 지났구나. '이제 언니 머리 한 번..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26 ---------------- 파마 했다. 우아하고 자연스러운 컬을 지닌 아갓씨가 되고 싶었다. 거기에 스타일리쉬까지 해 보이면 좋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공효진 머리가 하고 싶었다. 그 사랑스러움과 녹아내릴 것 같은 달콤함이 너무 좋아서. 또한 드라이로 머리 만지는게 너무 지겨워서. 정말 오랜만에 파마를 해야지 맘 먹었다. 무심히 가서 '발롱펌 해주세요' 하면 좀 있어보이겠지? 계획까지 짰건만, 쿨하지도 못하게, 미용실 오빠가 정해주는 몇개의 스타일중에서 그나마 공효진양과 가장 비슷한 머리를 골랐고 클리닉을 듬뿍 넣고 구르프를 말았으나! 푸들이 되었다. 왜 사람은 지난 날의 과오를 무참하게 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걸까? 다가오세요. 만져주세요. 너무 좋아서 물어버릴지도 몰라요.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25 --------------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술을 마시던 도중 친구가 핸드크림을 꺼내어 조물조물 자기 손에 잘도 바른다. 코를 대어보니 물씬 꽃향기가 난다. 장난스러운 내 표정에 수줍었던지. "남자도 향기나는 것들이 좋아." 하고 친구는 황급히 주머니에 크림을 밀어넣었다. ----------------- "넌 갈수록 예뻐지는구나." 소중한 분이 말했다. 빛 하나 들지않아 오그라든 마음에 확하고 훈풍이 불었고, 순식간에 온 몸의 감각이 깨어나 죽기 직전의 마음이 탱탱하게 되살아 났다. 이런거구나. 좋은 말이라는 것은. 순식간에 피가 도는 느낌의 '말'이라는 것은. ----------------------- 얼마전 떠나간 여행은, 내게 몇가지의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래봤자 나는 그냥 개인이라는 사실. 혼..
본격 여성향 포스팅-1, 비웃으려면 남자들 앞에서. 오늘은 본격 여성향 포스팅이니, 읽을 분만 읽어주세요. 여자가 좋아하는 수다 밖에 없습니다. 내, 분명 말씀 드렸습니다- -- 파스타 끝났다. 어허허허허헝. 오랜만에 한드에 빙의했는데. 서유경도 하악쉪도 예뻐서 돌아가실 지경이었건만! 이젠 드라마의 잔재인 길거리 쉐프st.들과 유경st.들만 남아있구나. (오늘 지하철에서 쉐프st.만 세명 발견) 이제 다시 초건어물모드로의 입성. 참 그런데, 쉐프 옆선을 보다보니 또한 격하게 애정하는 이 남자가 떠오르는구나. 아카시야 산마씨. 다...닮지 않았습니까? 우리 산마씨 비웃지마세요. 얼마나 개그만점에 섹시한 사람인지 압니까! 심지어 이름을 보세요! 아카시야 산마(꽁치)라니! 이름으로 웃기기가 어디 쉽나요? 물론 둘의 목소리는 극과 극이지만서도. (분명 이 분도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 -24 ---- 블로그에 쓸 말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자 별일 아닌 '기억나지 않는 일'들이 되었다. 일상이란 참 이렇게 먼지처럼 잊혀지는 것들로 쌓여있구나. 그 먼지들이 이토록 사랑스럽다니. ----- 생각해보니 'Lady' 혹은 'You & Me'같은 제목을 가진 노래들은 흔하지만, 거의 좋다. 누구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노래할땐 자신이 가진 가장 따뜻한 마음과 달콤한 멜로디를 전하고 싶겠지. 한때 비둘기 좀 뜯으셨던 앨리스 쿠퍼도 그토록 달짝지근한 'You & Me'를 만드셨으니. ----------- 대세에 발맞추어 2030 여자 드라마라는 파스타 시청 중입니다. 하악. 쉪- 현실에서 만난다면 아주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할테지만 드라마니까. 그런데 전 서유경 역을 맡은 공효진쪽이 더 예쁘더군요. 어쩜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23 F코드가 잡힌다. 매우 좋아하는 뮤지션의 곡 코드를 따라 칠 수 있다고 며칠 좋아했다가 아르페지오를 전혀 모르겠어서 나도 모르게 맘 속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린 감정을 담아 그 뮤지션을 욕했다.(딱, 한번.)귀만 높아져서 내가 연주하는 것이 부족하기만 하다. 연애 처음하는 소녀처럼 나에게 만족할 수가 없어. 이런 몹쓸 아르페지오 녀석, 요즘은 세상에서 니가 제일 싫고, 그만큼 좋아. ----------- 나의 사랑스러운 야매 기타 선생님(쳇)에게 얼마의 돈 얹어주고 아이팟을 강탈해왔다. 그 친구는 아이폰이 유행하는 시대에 왠 아이팟이냐고 묻던데, 너무 반짝반짝 하는 것보단 한 걸음 느리게 유행 쫒아가서 나름 나도 해 봤다고 폼 재는 것이 나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모던한 척 으쓱해봤자, 그것도 어울리는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 -22 - 1월 1일 밤, 엄마가 전화했다. 약간 달뜬 목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기분이 좋아서 술을 좀 마셨다고. 난 입가를 활짝 올리고는 소녀같은 엄마를 위해 애교를 떨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내 진심과 온 마음을 다해 말했다. 늘 무뚝뚝한 엄마는 짧게 '나도' 라고 얘기했다. -- 새벽 세 시. 국제 전화번호가 떳다. 스팸전화가 극성이라 겁을 잔뜩 집어먹었고 이 시간에 국제 전화를 할 정도로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있나, 하고 조금 망설였다. 두 번 길게 울리는 전화를 받자 저 먼 곳의 목소리가 나를 반긴다. 스무살이 좀 넘으면서부터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했던 내 소중한 언니, 그녀는. 6년 전부터 텍사스에 새 살림을 꾸렸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 사람들과 어울리고 늘 총을 소지해 다닌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