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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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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2일 새벽 네시 반.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오늘 한 실수를 생각하고는 잘 해야지. 맘 먹으며 깊고 깊게 호흡한다. 고양이들을 안고 세러모니를 해주고 후다닥 씻고 라디오를 켠다. 지저분한 방을 한바퀴 휭 바라보고 애써 무시하며 무의식적으로 들어가는 사이트들을 체크하곤 여동생과 짧은 통화를 하고 옥장판을 키고 그리고. 문득. 참 모든건 까닭도 없지. -kaira 7192000*
봄처럼 그대. 봄처럼 그대. 조용히, 그러나 확연하게 내게로 오라. -kaira 7192000*
그러니 모두 힘내세요. 저는 최근 깊은 생각 하지 않는게 현명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다 그렇죠? 사는 것이 기쁘다면, 기쁘기만 하다면 누가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겠어요. 가슴 속 가장 크게 패인 그 구멍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과 글들이 사는데 노래가 되고, 글이 됩니다. 나 자신에게도 말합니다. '그러니 모두 힘내세요.' -kaira 7192000*
이 책- 김행숙 이 책 김행숙 낭독을 하겠습니다. 나는 이 책의 저자를 알지 못하지만, 킁킁 짐승의 냄새를 맡듯이 책의 숨소리, 문체를 느낄 때. 내가 이 책을 쓰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책 뒤에 숨겨진 사랑을 내가 은신시켰다고 생각해요. 아아, 나는 사랑 없이 단 한 문장도 쓰지 못해요. 바람에 맡겨진 나뭇잎 같은 마음으로 낭독을 하겠습니다. 익사하려는 사람이 서서히 잠수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고개를 숙이며 낭독하겠습니다. 익사하려는 사람이 갑자기 허우적거리는 마음으로, 그렇게 머리를 쳐들며 낭독하겠습니다. 이 책을 부정하고, 강하게 부정하는 마음으로 낭독하겠습니다. 나는 한 글자 한 글자 녹일 듯이 뜨거운 목소리를 냅니다. 목소리에게 허공은 펄럭이는 종이입니까. 내 목소리도 하얗고 허공도 하얗습니까. 목소리는 허공을..
아이폰라이프 저도 시작했습니다 박명수 맞고 치느라 며칠간 시간 까먹고 누워서 기무라타쿠야 사진 저장하느라 벌개진 눈에 인공눈물 투여하고. 트위터하고 카카오톡하고 지하철에서 소설도 읽고 사진 정말 기적같이 잘 찍힌다 생각하면서 무료어플 뭐 좋은 것 없나 찾아보기도 하는 어마어마한 삶을 지나고 있는데요. 문명의 이기다 뭐다 생각은 했지만, 역시 뒤떨어지기 싫어서 장만한게 사실이구요. 그러나, '사람과 만날땐 눈을 바라봐야지.' 또 처음 만난 사람을 사진에 담아야할땐, 투박하지만 사진기에 담아야지. 라는 생각은 변함 없습니다. 또 스마트폰으로는 너무 쉽고 성마르게 글이 써지는 거 같아서 마음 안내키는 부분들도 없잖아 있구요. 변할 수 도 있겠습니다만. 아직까진 디지탈화 되지 않는 성미를 가진 아날로그형 인간이기에 아직까지 '도드닥도드닥'대..
2011년, 한 걸음 더. 올해는, 작년보다 더 깊게, 음악 한곡 더 듣고 영화 한편 더 보고, 책 한권 더 읽고 귀찮아도 화장 한 번 더 지우고 기타 한 번 더 잡고. 사람 한 번 더 만나고, 그 얘기 더 들어주며 또한 한 번 더 세상을 둘러보며 섣불리 시작하는 것들이 많은 한해. 한 번 더 생각하며 글 한 번 더 쓰는 여자사람이 되겠습니다. 밝되 가볍지 않고, 많은 것에 의미두지 않으며 세상을 동경하며 지금과 같게 우아한 것들에 가슴 뛰고 낭만과 청춘에 목숨거는. 아울러 어깨는 좀 더 내려 앉고, 조금 더 마음의 촉수를 세우며 가슴은 쭉 피는 2011년, 그래서, 올 한해 제 모토는 '한번 더, 한 걸음 더'입니다. 늦었지만, 이 조그맣고 색 없는 블로그에 와주시는 고마운 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kaira 719..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시간. "눈 내리는 밤은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시간이다. 너도 세상의 많은 소리를 덮는 사람이 되라고 할아버지랑 함께 그런 이름을 지은거야." 삼촌은 5년 전 이제 나도 어른이라고 서울역 4층 호프집에 데리고 가서 500cc맥주를 시켜놓고 얘기 하셨다. "무협 소설 보고 만드신게 아니구요?" 웃음섞인 내 물음에 손사레 치시며 대(大)마초의 웃음 지으시곤, 진지하게, "여자는 앞모습보단 뒷 모습이 예뻐야한다. 넌 좀 더 가꿔야 해!" 하고 나머지 웃음 껄껄 웃으셨다. 이렇게 눈 오는 밤이면, 삼촌의 그늘졌던 옆모습이 떠오르면서 많은 것에 미안하고, 부끄러워진다. -kaira 7192000* 슬픔과 있는 것보다 밝은 편이 나아 기쁨은 무엇이든 이길 수 있어 마음에 비추는 빛 하지만, 아름다운 삼바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러나 행복하다. 피곤하지만 꿈같던 며칠을 보내고 나니 간과 위는 울고 있고, 몸무게는 늘어있다. 건조한 피부를 턱턱 쓰다듬고 내일부턴 다이어트 해야지 다짐하고는, 뜨거운 물에 뻐근한 뒷목을 꽤 오랜시간 적시고 앉아있었다. 그들에게는 두려움에 가득찬 '곧 일어날 바로 내일'의 일이지만 내게는 꿈처럼 달콤한 얘기를 듣다 보니, 잠잠했던 마음한 켠에서 알싸한 바람이 잠깐 불기에 '아마. 언젠간'그런 말들로 조용히 달래주었다. 그러나 행복하다. 까닭없이 행복하다. 고단하고 말 못할 사정 다른 사람만큼 안고있고, 가끔 거울보면 여신 같기도 하고. 한심하고 바보같고 가끔 기특하기도 한. 그만큼 행복하다. 내일은 콩나물을 가득 넣은 너구리 순한맛을 끓여먹어야겠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