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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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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재미 없는 얘기. 사면이 바다인 제주도에선 10여년전만해도 유선방송을 신청하면 일본 MTV와 NHK를 시청할 수 있었다. 전파를 잘만 맞춘다면, 일본 내에서도 아주 소수만 볼 수 있던 인디레이블 TV도 시청할 수 있었다. 당시 제주도 관덕정에 위치하고 있던 서점에선 매달 일본 패션지 Non-no를 구할 수 있었고 동문로로 올라가면 헌책방에서 낡은 논노와 쥬논같은 일본 잡지들도 구해볼 수 있었다. 가까운 동문시장 뒷편에는 일본 CD와 X-japan, Lunasea, Smap을 찍은 조악한 사진을 판매하는 아주 조그맣고 낡은 가게가 있었다. 가게엔 유난히 눈에 띄는 앞니를 가진 파마머리 언니가 교복을 입은 곱슬머리 여중생인 나를 반겨주었고. 그 안에서 만난 친구들은, 에반게리온이란 애니에 대해서, 또 요즘 유행하는 일본 비주..
그래, 나도 박순희여사라고. 愛してる 愛してない Ryuichi sakamoto feat. Miki nakatani 사랑해, 사랑하지 않아. 사랑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다정하게 대하지마 나는 거짓말장이인걸 사랑해, 사랑하지 않아 사랑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어 너의 방황이 나 또한 방황하게 해 애정과 환상, 욕망과 절망 어제의 나를 오늘이 흔들고 있어... 사랑해 사랑하지 않아 그 정도만 사랑해 나를 사랑해 줘 더 많이 사랑해줘. 트리트먼트를 잔뜩 발라 틀어올린 머리를 수건으로 감싸고, 먼지와 고양이 털을 더이상 마실 수 없어 '청소송'을 고르기 시작했다. 원래 청소송이라는 것은 신나거나 따라부르기 좋은 곡이어야 했지만, 오늘따라 센티멘탈해 금기의 폴더 '류이치 사카모토'를 장전하고 한 곡 한 곡 듣다 목적을 잃는다. 어쩌면 좋아...
The Other Side of Love 坂本龍一 featuring Sister M - The Other Side of Love 열아홉, 견디기 힘들었던 그해 겨울. 11월. 일본 MTV에서 흘러나왔던 이 뮤직비디오에 온 마음을 빼앗긴 나는. 곡이 끝난뒤 나오는 제목과 뮤지션의 이름을 보며 미친듯이 메모했다. 한줄기의 가느다란 빛을 얻은 심정이었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곡을 그토록 애타게 찾아 다녔지만 찾을 길이 없었고 그 때 마침 활성화되기 시작했던 인터넷에서 이 곡을 다시 듣게 되었을땐 어찌나 반갑고 또 눈물 날것 같은 심정이 되었는지. 이 곡에 대한 내 마음은 표현 할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꺼내어 보여준다해도 부족한, '사랑한다'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연인의 심정이 된다. 그저 나이를 먹어 100살이 되어도 절대 잊혀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