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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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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시작이다. 진탕 욕을 하다 새음악을 주워듣는다. 일상을 웃으며 살다가도 며칠을 떨었다. 힐링이고 나발이고 가 아니라 위로가 필요하다. 누가 누군가를 억지로 눈치보며 껴안는 그것마저 트랜드라는 이상한 탈을 쓴 그런 위로가 아닌 눈을 바라보는 위로가. 내 주제에 나 아닌 다른 이를 감당하기 버거워, 그것마저 가식 같아 내가 찌끄리는 글 한자락이 누구에게 위로가 될리 만무하여 일단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찾아 나 자신을 위안한다. 자신을 위안하는 법조차 잊어버린 이들이 누굴 위로할 수 있을까. 마치 사랑이란 말처럼. 그러니 나 먼저 누군가의 도움없이 꾹꾹 위로한다. 그리고 그 힘으로 버텨 견디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온기를 나눠줄 수 있기를. 일단 힘을 내어 발에 땅을 디딘다. 그게 시작이다. 
은근히 잘되리라 얼마 전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러저러한 일들이 있어서 취업준비생들을 바로 코 앞에서 보게 됐습니다. 숨이 턱 막히는 공간에서 가슴을 쿡쿡 찌르는 질문들을 하며 그 말들에 고개를 끄덕이는 청춘들을 보는것은 서글프고 생경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힘내라' 라는 말은 도움이 안되겠죠. 하지만 버티세요. 지나가는 날들 사이에서 무너지지 말고. 이 시간이 스쳐간 뒤에 상처로 남을지라도. 밥 한그릇 사주는 것보다 만원 한장 쥐어주는 것이 좋더라도. 넌 취업했으니까 그런 말이나 하고 있지. 테이블을 뒤엎고 싶어도. 자기소개서 쓰다가 모니터를 박살내고 싶어도. 엄마 아빠에게 뭐라고 얘기해야할지 암담해도. 나에게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몰라도. 쪽팔리고 서럽고 괴롭고 사라지고 싶어도. 그래도. 계속되는 삶이라면.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