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동생

(2)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11- 1. 병원에 와 보니 내가 늘 겪고 살던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온 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화장실에 가는 그런 아주 쉬운 일들을 하지 못해 괴로워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모든 것을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리고 강한 힘인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간들이다. 2. 동생이 다친 후 한 번도 울지 않았지만, 의식을 잃은 동생이 날 못알아 볼땐 왈칵 울음이 쏟아져 나와 병원뒤 공터에서 엉엉 울었다. 병실로 돌아온 나에게 간호사언니는 "보호자가 쓰러지면 안돼요, 보호자가 포기하면 환자는 갈곳이 없어요"라며 가만히 내 등을 쓸어주었다. 3. 병실안에 모든 사람들은 깊은 유대를 가지게 된다.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고, 빨리 나으라며 쓰다듬어 주기도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10- 1) 여동생을 데리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딴에는 추천한 곳도 많았고 처음 가 본 곳도 많았다. 돌아다니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잠깐 잊고 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가던길만 가고 보던것만 보고 먹던 것만 먹다보니. '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것'은 단어로만 존재한다. 반성하자. 1-1)동생과 함께 바우터하멜의 콘서트에 다녀왔다. (동생은 바우터 하멜이 누구냐며 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뮤직비디오 영상 두개를 보여주었더니 동행을 약속했다. 훈남의 힘이란!) 공연 막바지에 그와 손 한 번 잡아보려 무대 앞으로 몰려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맥아리를 못추리고 나왔는데 오늘, 회사에 출근하자 콘서트에서 다른 자리에 앉아있던 분이 내가 무대 앞으로 제일 먼저 튀어 나갔다고 얘기 해 줬다. 억울해요! 난 그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