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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20-





1. 드디어 컴퓨터를 고쳤다.

"일단 파워 바꿔주시구요.
타는 냄새 나신다고 하니 그래픽카드를 뽑고,
내장형 그냥 사용해 보시구요. 그래도 이상하면 싹 갑시다"

단골 컴퓨터 AS집에선
정말 무식한 방법으로 정도를 이끌어내셨다.

역시 눈 가려지고 깜깜하고 잘 모를것 같을땐 감을 따르는 것이 맞아.
아직 통하는 세상이다.


2.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에 다녀왔다.
장기하씨는 이제, 장교주가 아닌 장왕자가 되어
2,30대 언니들의 마음에 화염방사기를 뿜어대고 있었다.

같이 갔던 친구도
(김태희급의 미모를 가지고 있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 맞음.)
남자친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데도
장기하씨가 맘에 든다며 연신 내 팔을 꼬집었고.

난 수 많은 여자들의 사랑에 빠진 눈을 보며
장기하씨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오해말길, 난 물론 남자가 '매우' 좋다. 뭐랄까, 부러웠다는 것 뿐이다.)



2-1. 건즈 앤 로지스 공연에도 다녀왔다.

무대 위 맴버들이 서로 눈치들 안보고
자기들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쇼맨십을 펼치는 것을 보며
그 이름이 건재해서 고맙고, 좀 웃겼고, 쫌 감격스러웠다.

공연 지연 덕분에 두 시간 30분이나 추위에서 떠느라
콧물은 좀 나왔지만, 뭐 괜춘아.

돈 크라이 들으면서 찔끔찔끔 울던 추억이 있는데,
뭐 그쯤이야.





3.  얼마 전 길거리에서 걸어가며 키스하는 한 커플을 보면서
'그래봤자야'
생각하며 썩은 웃음을 흘리다가 흠칫 놀랐다.


어느새 내가 이렇게....

....하지만 맞는 얘기 잖아.
생각하면서 수긍하는 나에게 또 한 번 놀랐다.

아, 낭만은 어디로.






4. 머리가 많이 자라서 6:4 가르마를 하고
곱게 머리 빗었더니, 놀러온 동생하나가
"왠지 모르게 정대만이 생각나"라고 말했다.


그리고 싹싹빌었다.


동생아, 네 추억의 정대만이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이름일것이라고는 생각말아.





5. 이번 루시드폴의 노래를 듣고
제주도에서 태어났음에도 생선을 못 먹는 동생님이
'고등어 먹어야겠다'라고 말씀하셨다.


폴, 당신은 정말.(다중적 의미)









7. 요즘 자기전에 늘 하는 기도 중 하나는,

내가 하는 선택들이 옳은 선택이기를.
그게 아니라 해도 덜 후회할 수 있는 쪽이길, 하는 것이다.







-kaira 7192000



*연말인데, 기분이 처질 순 없죠.
비공개로 쌓아놓은 뮤직 비디오들이 많지만,

오늘은 최고 복고로 매우 트랜디한
무려 비욘세 동생, 솔란지 놀스의 곡을 골라봤습니다.



역시 극으로 가면, 극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