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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 -21-






* 루시드 폴과 페퍼톤스의 공연에 다녀왔다.
첫날은 울컥 거리는 심장과 눈물을 조용히 참고 있었고,
오늘은 청춘이 주는 반짝 거림을 흠씬 누리고 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라디오에선 클래지콰이 리믹스 전곡이 흘러나왔고

지금은 허민의 3집을 들으며 조용한 마음으로 글을 쓴다.

흔하고 뻔한말로
음악은 분명 누군가에게 빛이 된다.


수줍게 얘기하지만.


그대들이 내뱉는 언어는
빛나는 음 하나하나는,
축복처럼 내려온다.

당신들이 하는 절실한 고민은
분명 누군가에게 힘을 준다.


그러니,

자신을 의심말고

좀 더 뻗어나가길.
좀 더 자유롭기를.

 





*요즘 사는 것이 힘들다는 아는 동생에게
밥 한끼 사주면서

"괜찮아, 아직."
얘기 하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핑 돈다.

왜 청춘은 더 아픈걸까.
왜 사람들은 젊음을 특권이라 얘기하는 것일까.
왜 그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말은 이렇게 모자랄까.

사실은,
그들에겐 지금 청춘밖에 없어서
그것 말고는 위로 해 줄것이 없다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아프지만,
모두가 아프다지만,

청춘의 아픔은
어른들의 실질적인 아픔과는 또 다른 상처로 다가온다.





*날이 춥고 해가 저물어 가면서
자꾸 아픈 사람들의 소식을 듣는다.

'힘내세요'
'얼른 나으세요'
'쾌유를 빌어요'
같은 말로는 절대 위로 할 수 없어서
자꾸 머뭇거리고.

연락도 할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긴다.


과연 그 어떤 것으로
이 마음을 전해야 할까.

늘 얘기하지만
전할 수 있는 마음은, 말은 너무 작다
너무 좁다.

너무 멀다.





 

*눈이 온다.
이 춥고 서러운 겨울을
어떤 이들은 상처로 보내고 있겠지.

그들이 무엇보다 춥지 않기를.
굶지 않기를.
좌절하지 않기를.

봄이 온다는 사실을
제발 잊지 않기를.

 

*오늘, 다이어리를 선물받았다.
줄 하나 쳐지지 않은
미색의 스프링노트.

원하던 모습이다.

앞으로 많은 생각들이
이 안에서 나와 함께 하기를.





*잘 버티고 있습니다.
조용히 하루하루를
쓸데없는 고민들을 하며.

가끔은 기분 좋게,
또 가끔은 슬퍼하며.
책도 읽고 드라마도 보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기도 합니다.


당신도 그러시기를 빕니다.

아니,
당신은.

아무 일 없이
아무 생각 안해도 되는
늘 입가에 미소 지어지는 일이 가득한.


그런 평온한 하루 하루이길 빕니다.
 



-kaira 7192000*


좋아하는 뮤지션 허민씨가 결혼을 하는군요.
소심한 팬이지만 축하드립니다.

그대에게
앞으로 더 좋은, 풍성한 음악들 찾아오기를. 
 

 

+29일 덧.
이 좋은 노래를 올리며
가사를 잊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