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면 붉은 색은 참 오해받기 쉬운 색 중 하나군요. 그만큼 뚜렷하다는 것일테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붉다. 누구에게나 붉은 립스틱에 대한 기억은 존재한다. 동네마다 붉은 입술을 가진 아주머니가 존재했고 색을 알아볼 수 없는 흑백영화에서도 '저 여자의 입술은 붉을 것이다' 어림짐작되는 여성이 존재했다. 붉은 입술을 가진 여자는 팜므파탈 같았다. 당당하고 음흉하며 치명적이었던 그녀들은 내게 언제나 동경과 금기의 대상이었다. 내가 열 일곱살때 처음 산 색조 화장품은 붉은 립스틱이었고. 아주 가끔, 가족이 깊은 잠에 빠진 틈을 타 비투르게 발라보고 거울에 입술을 삐죽이며 확인하고는 지우기가 아까워 노트에 내 입술자국을 내보곤 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붉은 입술이 어울리는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고 웅얼거렸다. 하지만 스무살이 넘어서도 한번도 떳떳하게 붉은 립스틱을 바르거나 새빨간 입술을 가진채 거리를 활보하지 못했고..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