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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자학의 방문.


 

 

저사양 PC에 고사양 메모리를 끼웠더니
컴퓨터 메인보드가 나갔다.

내 딴엔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무대포로 밀고 나갔더니
그나마 잘 되던 PC가 견디지 못하고 고장났다.

원래 다 제 생김이 있는데,
무리하고 힘 주면 고장난다는 것을 왜 또 잊은걸까.


뭔가 모를 것들이 꽉꽉 가슴을 막아
하루종일 견딜 수 없어 해낸 일이
컴퓨터 고장이라니 한심해 죽겠다.

 


맥주 한 캔 따며 생각했다.
다 욕심때문이라고.

 

욕심 부리면 안된다.
그런 교훈을 얘기하고 싶은것이 아니다.

 

 


단지 다 내 탓때문이라 생각하니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하고
다 바보처럼 느껴지는 자책의 밤이다.

 





하나의 조그만 사건이

지금까지 쌓여있던 것을 모두 터트려
도미노처럼 무너질 때가 있다.


난 지금 무슨 일때문인지도 모를
답답하고 성난 가슴때문에
컴퓨터 고장때문에 내 욕심때문에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들 때문에
내 게으름때문에
결국 모든 것은 나 때문에.


펑펑 울고 싶어진다.

 

 





하나만 더 생각하면
자책의 방으로 들어설까봐

자학이란 이름으로
나 자신을 죽여 나갈것 같아서

얼른 발닦고 잠이라도 자려 노력해야겠다.

 


지독하게 긴 밤이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