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새벽까지의 수다와 음주로 인해 지친 몸 덕분에
낮 3시경에야 느즈막하게 일어났다.
일어나 급히 처리해야 할 일도 없고
다행히 배도 고프지 않아
티비를 켜고 빈둥거리며 한 시간 남짓을 누워있다가
끙 소리 내며 일어나
슬슬 청소를 하며 친구를 기다린다.
현관에 내어놓은 구두와
구두에 다닥다닥한 내 허영이 보기 싫어
보일러 실로 넣어놓는데 친구 전화가 온다.
집 앞 기사식당에서
잘 구워진 생선구이를 먹으며
잡다한 얘기들을 한다.
편의점 앞에서 15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아직 아쉬운 남은 수다를 널어놓는다.
집으로 돌아오니
남은 청소거리들이 많구나.
책상을 보니,
어제 오랜만에 산 활자로 된 책이 보인다.
키스자렛의 고운 피아노 선율을 들으며
책 냄새를 맡았다.
책냄새를 맡으니 마음속에 바람이가득찬다.
청소를 마치고
깨끗한방에서 좋은책을 읽으며 좋은 음악을 듣는다.
해는 이미 저물었고,
내일을 기약하는 바람은 불고.
밤은 깊어간다.
아무렇지 않은 주말 밤.
이 고독함에
가슴이 뛴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