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두 권을 사고 돌아와
부엌 의자에 앉아 천천히 읽어본다.
예전엔 공들여 만든 책일테니,
한땀 한땀 수놓아진 글이라고
그 의미를 오랜 시간 생각해 보려 노력했고
몇 페이지 못 읽고 손을 놓기 일쑤였다.
그 누가 말했던가.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거라고.
또 누가 말했던가.
몇 페이지 읽는 동안 그 책이 읽히지 않는다해도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고, 꾸며보려 하지 않고
그냥 읽다보면 가슴 속에 물처럼 흐르는 시 있겠지. 글 있겠지.
편히 읽는 시들은
다 마치 노래같다.
어려운 노래도 있고 쉬운 노래도 있고
건너 뛰고 싶은 노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글도 노래도
누군가의 문, 계속 두드리고 있다는 것.
문 활짝 열어 빛을 쐬고 싶다.
그 문 사이로,
아름다운 노래 하나.
곱고 고운 글 하나.
내 가슴에
빛처럼 와주었으면.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