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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가을이 오기전에.




 


몇년간 써온 스탠드 전구가 나가
새로 갈아끼려 보니,
구형전구를 파는 곳이 없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새 스탠드로 갈아끼우고
시원한 환한 빛으로 집 안을 바라보니,

지저분 한 것도 이렇게 지저분 한 것이 없다.


한동안 핑계삼아
집 안에만 있어도 모른척했고,

또 한동안 핑계삼아
나가고만 싶어했더니,

고양이들은 나 보라고
방문 앞에 큰 맛동산을 싸놓았다.

외롭다고.

 

이제 새 스탠드 갈아꼈어.
너희 마음 다 보여.

알고 있었는데,
잠깐 모른척했어.

언니가 나빴어.
언니가 미안해.


사실,

언니도 캄캄하게
마음 다 어둡게 해 놓고
보이는데 모른 척 했어.

 


그런데, 스탠드를 새로 켜 놓으니 잘 보인다.
내 마음도 잘 보여.

이제 청소해야겠다.
바람을 쐬이자.

나에게도 너에게도
이 조그만 방에도.

 

 

새파랗고 샛노랗고, 새빨간

가을이 오기전에.

 

 

 


-kaira 7192000*

난 모임 '별'이 참 좋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참 좋다.
이 무비도 노래도 외롭고 참 좋다.
사실 '좋다'라는 말보다 더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