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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욕망은 언제나 명쾌하다 *Willis - Sea of Bees



Willis - Sea of Bees


인터넷 쇼핑을 하다보면
나 자신이 얼마나 욕망에 충실한 여자인지 느끼게 되는데

예를 들어 '피부 탄력을 최고치로 올려주는 세럼'이라던지,
'몇배는 슬림해 지는, 그러면서도 따뜻한 레깅스'
'지금 당장 명작을 쓰게 만들 것 같은 마법의 노트'
같은 뻥튀기 심한 아이템들을 보면서
넋나가 한 두시간을 클릭하다 컴퓨터를 끈다.


그런 마법에 걸리진 않았지만,
요새 몇가지 주문에 걸려
필요하다는 물품들을 고르고
심지어 중고장터까지 헤집어
원하는 것들을 집어냈다.


하지만 다행이다.
지금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고 결제창을 누르지도 않았고
'괜찮아, 쓸모 있을거야' 같은 생각으로
나를 괴롭히며 통장에 빨대를 꽂지도 않았다.
사려는 것이 명확하고, 그 대답마저 명쾌해서 다행이다.


앞에 놓여진 물건들을 잘 보니,
요즘 목말라 있는 욕구가 무엇인지 한 눈에 보인다.

남에게 말하지 못한 속 검은 비밀과
구릿한 부끄러움까지 잘 품은채 놓여있고나.

그렇다면 말로 하지 못했던
길 잘 찾은 욕망은
채워주기 위해 성심성의껏 노력하겠다.

오냐, 아깝지 않을 정도로 사용해주마.

그럼, 이 글을 한줄로 정리하겠습니다.

아이패드 샀습니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