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꺼먼 밤에
스탠드 하나와 컴퓨터 윙윙 거리는 소음을 들으며 일을 하다가
갑자기 허한 느낌이 든다.
생각해 보니 음악을 안 틀었다.
전혀 쓸데없는 의식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갑자기 게이코 리의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특히 이 곡 If lt's Love의 라이브 버전이 무척 듣고싶어져
틀어놓고서 짐짓 잘난척 노래를 따라 불러본다.
'목소리가 좀 더 낮고 섹시했으면 좋겠다.
지금 목소리는 좀 경망스러워 '그런 생각을 하며 부르는 노래는
작은 밤 유리창을 흔든다.
몸을 흔들흔들 춤까지 추다
정신을 퍼뜩 차리고 생각한다.
지금 누군가 내 모습을 보면
이게 바로 코메디지.
따로 내가 부르는 부분만 따서 녹음해 보고
자학하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웃기는 여자를 부러워 했는데,
사실 난 웃기는 여자였군.
갈고 연마해서
팝송 웃기게 부르는 여자로 스타킹이나 나가볼까.(물론 농담)
-kaira 7192000
사실,
이 따라부르는 버릇은 무척이나 오래되었는데,
열심히 따라부르다가 가끔 혼자 얼굴이 빨개지기도 한다.
고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더 뻔뻔해 지고 싶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