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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제목도 정하기 어려운 순간.










배고픈 상태에서
'더 로드'를 다 읽고나니 허기가 심해졌고

내일 우리가 먹을 반찬이 다 떨어졌다는 것에 생각이 닿아
마트를 다녀왔다.



냉장고에 있는 썩기 직전의
양파와 당근, 사과가 생각나

일본 카레나 해 먹자 싶어
주섬주섬 일주일동안 먹을 나머지 반찬거리를 산다.




계란 장조림에 오뎅탕이 좋겠구나.
비엔나도 좀 사자.
김치는 얼마나 쉬었던가,
김치찌게 할 정도는 되던가.
아 엄마 보고 싶네.
우유는 얼마나 남았지?
바람이 좀 차던데.




 

쌀을 불려놓고
계란을 삶는다.

대충 씻은 채소를 건져
냄새 물씬한 냄비에 던져 놓는다.





계란장조림에 넣을 버섯을 다듬다가
자취의 신인 한 친구를 생각한다.

'요리가 필요할때는 분명 있다.
칼질을 하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질때도 분명 있다'고

확고한 어투로 얘기했었다.





부엌에 카레와 간장 냄새가 요동치고
이상하리만큼 뱃속은 잠잠해진다.




동생이 돌아올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