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먼길 돌아 또 다시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친구.
다 먹어놓고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
카메라를 들이대자 정확하게 얼굴을 가린다.
누가 니 전공 아니랄까봐.
늘 술 많이 사주고
먹을거 챙겨줘서 고맙다.
금요일,
그림그리고 책도 내신
재선씨의 작업실.
두번째 방문이라 찬찬히 아이들의 얼굴들을 살폈다.
그중 가장 내 마음을 끌었던
맑은 눈을 가진 소녀.
오늘 손님,
가는 사람
감시하고 있는
외눈깨비 풍선.
가장 비싼 아이중 하나라는
60년대 빈티지 스누피와 찰리브라운.
참 소박하고 곱구나.
웃을때 찰리브라운을 닮았고,
옆모습은 스누피를 닮은
내 동생이 보고싶어 졌다.
그 안에
소담하게 쌓인 연륜있는 인형들.
예쁜 얼굴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각자의 사연 있는 아이들.
오늘,
홍대 제네럴 닥터.
처음 방문한 곳이지만,
살갑게 또 고고하게 손님들을 맞이하는 고양이들이 있어
낯설지 않게 둘러볼 수 있었다.
사람이 무섭지 않은지, 눈을 내리깐채 사색중인 나비씨.
소중한 친구의 소중한 아이.
더덕이라는 소박하고도 정감있는 이름에 맞게,
정감있고 똑똑하고 순박하며
사랑을 배풀줄 아는 묘심을 가졌다.
후덕하고 잘 생겨서 더 예쁜 고양이.
그대를 만나면
늘 반갑고 늘 기뻐.
난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도
그녀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불피운 난로를 바라보며
멀찌감치 몸을 쬐이는 나비씨.
어떤 사연 많은지 알 길 없으나
앞으로의 삶은 아마 많이 좋을거야.
아마.
그래 아마도.
*많은 것을 찍으라 한 친구 말따라
좀 더 많은 것들을 남겨보기로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
그래도 한 장 한 장
새록새록 기록되는 기억들 덕분에,
아, 이래서 사진을 찍는구나.
다시 한 번 끄덕인다.
-kaira 7192000
*4월 10일 베벨질베르토 여사의 내한 공연이 있다.
늘 음악으로만 들어온 사람이
내 앞에 서 노래한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하다.
특히 10년 넘은 팬인 그녀가 온다하니
더 기분이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