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돌아와 씻는데
코피가 주륵 흐른다.
어..어...어?
하고 멍하게 뚝뚝 흐르는 피를 보고만 있다가,
놀라서 코를 쓱 훔쳐본다.
언제 이렇게 붉은 피를 봤던가.
내 몸속에는 이렇게 짙고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언제 느껴 봤던가.
놀랍다는 감정보다도
신기하다는 감정이 앞선다.
미지근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뜨뜻 미지근 하게,
살아갈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직,
내 몸 속에 흐르는
아직 이토록 붉은 마음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