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은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시간이다.
너도 세상의 많은 소리를 덮는 사람이 되라고
할아버지랑 함께 그런 이름을 지은거야."
삼촌은 5년 전
이제 나도 어른이라고
서울역 4층 호프집에 데리고 가서
500cc맥주를 시켜놓고 얘기 하셨다.
"무협 소설 보고 만드신게 아니구요?"
웃음섞인 내 물음에
손사레 치시며 대(大)마초의 웃음 지으시곤,
진지하게,
"여자는 앞모습보단 뒷 모습이 예뻐야한다. 넌 좀 더 가꿔야 해!" 하고
나머지 웃음 껄껄 웃으셨다.
이렇게 눈 오는 밤이면,
삼촌의 그늘졌던 옆모습이 떠오르면서
많은 것에 미안하고, 부끄러워진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