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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지만 소소하여라 -42. *Seal it with a kiss-Benni Chawes




-일년에 한번씩 연례행사도 아니고
수도가 터졌다.
낯모르는 사람들이 불쑥 들어와
집안 여기저기를 드릴로 뚫어놓는 것은
누구나 그럴테지만, 매우 불편하고 불쾌해서
이후 벌어지는 작업들, 정리 정돈은 더욱 성가셔서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다.

 

-초난강이 주연한 연극 '나에게 불의 전차를'을 보러
해오름 극장에 발을 내딛는데,
가득한 일본의 거리 향기.

그것이 일본의 햇살과, 낮은 건물과
미지근한 습도로 만들어진것인줄 알았는데,
사람에게서 완성되는 냄새라는 것을
그제서야 실감했다.


꼭꼭 마음에 담아 놓았던 속마음이
또 터져나왔다.
'아. 일본 가고싶다'

 

-아빠가 보내주신 레드향.
한라봉과 천예향을 접목해서 만들어진 귤이라는데
사실 난 천예향쪽이 더 마음에 들지만 (구시렁 구시렁)
달큼하고 신것이...거기에 마음 짠한 사연 하나 들어 있는
이 귤이란 것이 사람 울컥하게 만들어서
우걱우걱 밀어넣는다.
아. 달시큼해.

좋은 사람들과 나눠 먹으라고 말씀하신 것이 걸려
하나 둘씩 주섬주섬 챙겨 넣는다.
곰팡이 빨리피면 안되는데.

 

-새로 보기 시작한 일드는
등이 구부정해 보이는 초식남인
에이타가 나와서
즐겁게 보고 있다.

아, 그랬지.
저런 초식남 같은 느낌의
등굽은 야비한 친구, 참 좋지.
피식 웃어가며.

서러운 감정에 내내 연민 가득해
세웠던 밤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지.

 

-내일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겠구나.
그래도 휴일 하루가 남았다.
덕분에 많은 것에 너그러워 진다.





-사랑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사람이 나빴던 것이다.

사람이 나빴던 것이 아니라
사랑이 나빴던 것이다.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