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마신 500ml 생수통 두개.
그제 잠옷으로 쓰려 새로 산 남자 트렁크 세개.
먹다 남은 사발면 하나.
어제 먹은 피자 박스가 하나.
고양이 털 내려앉은 만화책 두개.
담배재 소복히 쌓여있는 재떨이하나.
식탁으로 쓰는 4900원짜리 싸구려 상 하나.
마시다 만 커피 한잔.
맑은 콧물 닦아내던 휴지가 가득찬 쓰레기통 하나.
먼지 쌓인 기타 두개.
내려놓은 인터넷창 일곱개.
뜨거운 바닥에 들러붙은 고양이 두마리.
글을 쓰는 동안
꼬로록 소리내는 위장은 하나.
숫자로 판별하기 힘든
짧고도 긴 하루.
내일도 살아가야지.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