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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4

 


The thousand dreams of you / Leslie Cheung




1. 고양이 마루는
모니터 앞의 스피커를 배고 잠드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쎈 사운드의 음악을 들려주면
움찔 하고 꼬리를 떨고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든다.
왜 미안하지?


2. 요즘 매일 맥주 일잔 하고 잠드는 나날인데,
오늘은 예전 룸메이트 언니가 떠올랐다.
예쁜 얼굴에 작은 체구를 가진 여자였는데
매일 자기전에 샤워를 마치고 맥주 한잔을 따고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했다.


그 모습이 예쁘면서도 왠지 슬퍼서
은근히 동경하고 싫어했는데
내가 최근 딱 그 꼴이다.

별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아니다.
아마 그녀도 마찬가지였으리라.



2-1. 그 룸메이트 언니가 우는 모습을 딱 한번 본 일이 있다.
사랑하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얘기를 듣던날.
그녀는 조용히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흐느껴 울었다.

우는 여자의 모습이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인지 처음 알았다.

사랑, 참 뭐 같다.
하지만 총 맞아본 적 없을  사람들이
총 맞은 것 같다고 얘기하는 것은 수긍이 안간다. 

 


3. 꽃보다 남자가 끝났다.
완전 슬프다.
진짜라구.

막장 연출과 막장 극본을 다 이겨낼 수 있게한
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 이민정, 김소은
예쁘고 찬란한 신인 배우들의 열정과 체력.
그리고 오랫만에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이혜영, 김현주, 구혜선 세 여신께도
무한한 사랑을 보낸다.

하지만 아가들아, 내 사랑은 너무 믿지마.

누나 나쁜 여자거든.



4. 꽃보다 남자를 보며 느즈막하게 저녁을 먹고
까무룩 하게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신새벽.

청소도하고 설거지도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안한 날엔 죄책감 비슷한 것이 느껴진다.



5.굴소년단 정말 좋다.
시간 되실때 한번 들어보시길.
그들의 마이스페이스 주소를 함께 링크하니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들어가셔서
나른함에 한 발 장전 하시길.

역시 굴은 멋져.
맛도 좋고 영양도 좋고

바다의 우유라는 말엔 수긍 못 하지만.



버섯 소년단 이라고 나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랑할거야.

<자! 이것이 굴들의 음악, 그 향을 맛보시길>





6. 아 만우절이구나.

하지만 이제 만우절하면
장국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발 없는 새.
쓸쓸한 맘보.
끝 없던 공허한 눈빛.


당신, 정말 좋아했어요.













 




6-1. 올리는 영상은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나에겐 가장 아름다운 로맨틱 코메디로 기억되는
'금지옥엽'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영화통채를 오디오파일을 녹음해서
마이마이에 넣어 듣고 다니기까지 했다.

당신 때문이야.

'사랑 참, 뭐 같다'고 말하면서도
로맨틱한 사랑을 가슴 속 깊이 믿는 것은.






6-2. 유가령은 이제 양조위의 아내가 되었고
장국영은 이제 영화로만 만나 볼 수 있다.


여신같던 원영의는 지금 뭘하고 살까?



전설이 나을까,
살아서 잊혀지는 것이 나을까.


-kaira 7192000







* 글을 쓰다 원영의의 최근 근황이 궁금해 찾아보니
홍콩에서 꾸준히 드라마 출연중이며
2007년에 '문도'라는 영화에 유덕화와 함께 출연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금지옥엽과 같이 짧은 커트머리를 하고.

하지만 더 이상 그녀에게 풋풋하다는 말이 어울리진 않겠지. 

갑자기 울적해진다.
그게 순리 일테도.






 





당신은 이제,
편하게 쉴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