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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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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5 1. 버섯만큼 좋아하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날치알' 이 날치알에 요즘 버닝하고 있는 유자간장을 뿌려먹으면 정말 별미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땅콩버터와 먹는다면 산해 진미가 따로없다. 칼로리도 적고 맥주 안주로도 딱이고... 톡톡 깨지는 그 풍미는 맛으로도 재미로도 아주 훌륭하다 이런 술도둑들! 아마 알 열심히 낳은 날치들이 보면 저런 쳐 죽일 동물들이 없을테지. 그러니 더욱 열심히 먹어줘야 해. 너희들을 위해서라도, 헛되지 않게. 꼭꼭 씹어서. 1-1. 제일 좋아하는 반찬중 하나인 간장 게장. 먹을때마다 기쁘면서도 슬프다. 특히 집게발이 튼실한 놈을 보면 더욱 그렇다. 통채로 들어가 간장에 절여져 온몸이 갈려진채 살이란 살은 전부 사람에게 먹히는 그런 운명을 가진 줄 알았더라면 "한국에선 '개'도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4 The thousand dreams of you / Leslie Cheung 1. 고양이 마루는 모니터 앞의 스피커를 배고 잠드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쎈 사운드의 음악을 들려주면 움찔 하고 꼬리를 떨고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든다. 왜 미안하지? 2. 요즘 매일 맥주 일잔 하고 잠드는 나날인데, 오늘은 예전 룸메이트 언니가 떠올랐다. 예쁜 얼굴에 작은 체구를 가진 여자였는데 매일 자기전에 샤워를 마치고 맥주 한잔을 따고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했다. 그 모습이 예쁘면서도 왠지 슬퍼서 은근히 동경하고 싫어했는데 내가 최근 딱 그 꼴이다. 별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아니다. 아마 그녀도 마찬가지였으리라. 2-1. 그 룸메이트 언니가 우는 모습을 딱 한번 본 일이 있다. 사랑하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얘..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3 1. 블로그 스킨 바꾸다가 내 전 글들을 읽고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군더더기가 너무 많고, 잘 나 보이려 노력하고 거품도 많다. 부끄러워 접시물에 코 박고 싶다. 아, 그나마 나는 코가 높지(콧대는 없지만 말야. 쓴웃음). 2. 친한 언니에게 고양이 털때문에 비염이 낫지를 않는다 말했더니 '1-2년만 키워' 라고 답한다. 소스라치게 놀라서 '비염 다 나았어요!'라고 소리쳤다. 언니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다. 3. 요즘 버섯값이 좋아서 좀 사다가 국에 넣어 끓여먹었다. 마트에서 산 유자간장에 '퐁' 찍어먹으니 고기맛이 난다. 버섯은 멋져. 고기맛도 나고. 4. 쇼핑몰에서 특가로 나온 티셔츠를 보며 '예쁘긴 한데 소재가 구리다' '비슷한 옷 많잖아' '니 옷장은 블랙홀이냐' '아직 이거 입기는 일러'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2 1. 순두부찌개와 동태찌개를 맛있게 하는 집 앞 가게에서 된장찌개를 하나 시켜다가 우걱우걱 입안에 밀어넣었다. 반짝이는 모니터 화면 안에선 요즘 예쁜 옷 많다는 쇼핑몰이 켜져있고 귓 속에선 90년대 노래를 표방한다는 해오의 '작별'이 윙윙 돌아간다. '나즈막하게 목이 메인 말로, 옷자락 놓으며 안녕이라 말했지, 안녕... 안녕... ' 아. 90년대. 그립지만 그립지 않은 90년대. 내 기억은 90년대에 머물러. 시간은 갉아 먹히고 있다. 낭만은, 어디에. 2. 비 주룩주룩 내리는 토요일. 연륜이 스크린안에서 점점이 붓질을 시작해 영화가 끝나자 큰 선을 긋고 느낌표로 끝나는 '그랜 토리노'를 보며 눈물 찔찔 짜며 돌아오는길. 이제 연기는 그만하기로 다짐했다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생각하며 제발 감독님이 오..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1 * 토요일이 되면 부리나케 다운받는 드라마 '러브셔플' 작가 노시마 신지의 말장난과 감각을 온 몸으로 흡수하면서 '어우, 좋아'를 연발한다. 넘실거리는 감각과 애정. 무엇보다 화면 좋고 비율좋고 색감좋고 지풍화 오빠들의 'Fantasy'가 여러 버전으로 변주되어 나오는 것을 들으면 이런게 음악이 가지는 극적인 효과인거야 생각하며 온몸이 오싹 거리기도 하고. (음악 하나만 바꿔도 드라마는 바뀌는 것 같아.) 실제로 연인교환이 이루어지는 세상이었다면 일상이 지금보단 좀 덜 지루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반대 하면, 안하면 되지. 뭘.) * 뭐 세상엔 이렇게 좋은 음악들이 많아?! * 월요병이 없다는 언니들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요즘 참 말많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보면 고등학생때 뒤적이던 만화지 '윙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