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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사각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14-



 





1.  나를 근 3년간 때만 되면 괴롭혔던 일때문에
요 며칠 시달렸다가, 드디어 오늘 나머지 일들을 정리하고
여의도까지 달려가 서류를 제출했다.



덕분에 증명사진이라는 것을
진짜 오천만년만에 찍어봤는데

아, 역시 '나는 나구나' 싶어서 한참 웃었다.


괜찮아.
이번엔 '자가지방 넣은 여인'처럼 안 보이기 하고,
어느정도 폼나게 나이 먹은 티도 나고 말이지.



무엇보다 지하철 증명사진기가 내 매력까지 담을 순 없지.
뭐- 봐주기로 할까.


(하지만 부들거리는 이 손끝은 뭐냐...)




 



2. 오랜만에 들어 가 본 친구의 미니홈피에선
김혜림의 '이젠 떠나가볼까'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요 한달 간 입에 붙이고 살던 노래라
신기해 하면서도

이게 친구라서 나와 '비슷한' 인간들의 정서인가,
아니라면 혼란스러운 사람들의 '가을의 정서'인가,
잠깐 고민했다.





그리고
'이 친구는 지금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겠구나'로 결론지었다.

 






3. 내 사랑 '심야식당' 4권이 발매되었단 얘기에
부랴부랴 서점으로 가서 구입했다.

책 비닐을 뜯고 첫 장을 넘기며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 안주없이 캔맥주를 들이키면서
'어른이라 행복해'를 연발했다.

나이가 들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어.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보상해 주는
즐거움들이 있으니  이런 것도 괜찮아.




 

3-1. 예전에 함께 살던 언니의 옛 남자친구가
구속되었다는 인터넷 기사를 봤다.

그 남자와 헤어지고 서럽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던 그녀.
내게 '가장 시원하게' 맥주 마시는 것이 뭔지 보여주었던 그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생각하다가

남아있던 한 모금을 다 마셨다.


아마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을거야.






4. 기무라 타쿠야 오빠가 부산에 왔다.
찰진 정보통으로 인하여 김포 몇시 비행기인줄도
알 수 있었지만, 갈 수 없었다.
아니 갈 수가 없었다.


"보고나서 돌아올때 너무 쓸쓸할거 같아서 안갈래요" 하고
내가 존경하는 언니에게 말했더니,

"너 정말 (기무라를)좋아하는구나?" 하며 웃었다.



네, 진짜라니까요.







희대의 사기극.
당장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그런데, 여자 버전은 없습니까?
아오이유우라던지...







그래, 당신은 분명 신께서 고단한 여인들에게
'화면이라도 보고 힘을 내라고' 보내주신 선물일거야.














나이들고, 메이크업 짙고, 눈썹 그렸지만, 괜찮아요.
힐 신고 서면 그대보다 클테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맨발도 괜찮아요.




아흑! 그대
돈 모으면, 콘서트에서 봐요.




5. 어떻게 할까 싶었던
고양이 분양이 끝났다.

요루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아웅아웅 거리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고, 미안하고...

그러면서도 이제
고양이 오줌냄새 안맡고
우다다소리 안들어도 되겠구나 싶어
시원하고 후련하고...


나같은 집사가 아닌
진짜 사랑주는 언니, 오빠들 품에서
듬뿍듬뿍 자라렴.



(두번째로 입양되어간
오하이오 양과 '초 미모' 새 주인님의 모습.
아름답구나!)










6. 가을엔 전어.
가을엔 킹즈오브컨비니언스.



얼렌드 오여와 아이릭 글람벡 뵈로 구성된 노르웨이 포크듀오
킹즈오브컨비니언스




섬세한 터치의 맑고 영롱한 어쿠스틱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새 앨범<Declaration Of Dependence>이 나왔다.




올 가을은 이 앨범 하나로 거뜬하겠고만!






-kaira 719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