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날마다
하루에 하나씩 클리어하는 기분으로
대청소중인데,
(진짜 대청소 중이다. 페인트칠까지 하고 있다구.)
오늘은 냉장고 청소하다가
내 '자신'이 징그러워 죽는 줄 알았다.
겉만 차리느라,
집안살림 만신창이 되는 줄을 몰랐네.
락스질을 하면서
진짜로,
진심으로.
'너 시집은 어떻게 갈래?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
속으로 물었다.
그리고,
진짜로,
진심으로.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소중한 이 들에게
가슴 깊은 감사를 올렸다.
모자란 여자라서 죄송합니다.
분발하겠습니다.
이러다 대청소 마치는 날,
나 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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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질수도 없는 마음은,
확연하게 다가오는 현실앞에서
힘을 잃곤 한다.
요 근래 가족과 친척의 건강, 안위에 관련된
속상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니,
지금까지 하고 있던
질 나쁜 고민들이 모두 부질없어진다.
지금까지도
진짜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또한 신경써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 주변을 도는 것을 보면
철이 덜 든 것이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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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자존심 하나로 버텨나가던
그 청명한 날들.
진짜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던
그 시절을 청춘이라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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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고 싶다.
요 근래 계속 가고 싶어 죽겠다.
좀 더 정확히,
키치죠지에 있는 이노카시라 공원앞 스타벅스와
캣 스트리트가 가고 싶어요.
그것보다 좀 더 정확히,
날씨와 거리 냄새를 느끼며 한적한 일본의 거리들을 걸으며
그 눈 보며 도란도란 얘기하고 싶어요.
방금 비웃으셨죠?
네, 저도 쓰며 비웃었습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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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시간과 순간 하나를 놓치기 아까워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감격하며 아쉬워 하겠지.
오늘 하늘을 보며,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아주 조금 알 것 같았다.
하늘이 참 깊어졌다.
가을처럼.
-kaira 71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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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와 놀러간 옷가게에서
오랜만에 디안젤로의 노래를 들었다.
가을엔 역시 소울이지.
그나저나 이 오빠는 언제쯤 새 앨범 나오려나,
살빼고 나온다더니.
안빼도 좋으니, 얼른 나와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