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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세 며칠째 안 읽히는 책과 씨름하며 내 문제는 무식함과 아울러 알려하지 않는 노력이다. 혼자 서러워 하고 고민하다가 또 다른 책을 집어들어 아이가 젖을 빨듯 쭉쭉 흡수해나갔다. 그리고 게으름의 잘못이 아니라, 내 단단해진 취향의 문제가 귀찮음에게까지 병을 옮긴 것을 발견하고 심각해했다. 그것도 잠시 가장 싼 온라인 서점에서 있는척하기 좋은 책을 두 권 구매했다. 혼자 지식인인척 만취하며 속으로 자만하겠지. 하여 훌륭한 사람과는 좀 더 멀어지는 것이다. 아니, 처음부터 꿈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었거늘. -kaira 7192000
웃는다, 웃어야 하기에-심보선 Elis Regina - O Bêbado e a Equilibrista (술 취한 사람은 곡예사) 웃는다, 웃어야 하기에 심보선 1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래 이 집안에 더 이상 거창한 이야기는 없다 다만 푸른 형광등 아래 엄마의 초급영어가 하루하루 늘어갈 뿐 엄마가 내게 묻는다, 네이션이 무슨 뜻이니? 민족이요, 아버지가 무척 좋아하던 단어였죠 그렇구나 또 뭐든 물어보세요 톰 앤드 제리는 고양이와 쥐란 뜻이니? 으하하, 엄마는 나이가 드실수록 농담이 느네요 나는 해석자이다 크게 웃는 장남이다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난다 해도 어디에도 구원은 없다 해도 나는 정확히 해석하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큰 소리로 웃어야 한다 장남으로서, 오직 장남으로서 애절함인지 애통함인지 애틋함인지 모를 이 집안에 만연한 모호한 정..
문득 나는 문득 내가 너무 하찮아 이리도 화가 난다. 또한 문득 내가 너무 서러워 그렇게 눈물 쏟는다. 하여 문득 그래도 삶이란 까닭에 때늦게 벅차오른다. -kaira 7192000*
실비길렘. 볼레로. 그래. 이런것이었지. 삶에 쓰러지지 않는 약하고도 강한. 지배당하며 지배하는. -kaira 7192000* 무대 위에 서면. 무대 위에서 보이는 어둠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 어둠을 껴안을 줄 알아야 한다. 무대 위에 서면 관객은 사라진다. 어둠만이 남는다. 무대 위에서의 유일한 빛은 바로 너다. 빛은 네 안에 있다. 천국도 어둡단다. 천사들만 빛난다지. 너도 천사다. 무대위를 날아 다니는 천사. 너의 신체는 무기고 너의 감정은 총알이다. 네가 서 있는 그 무대를 정복하라. 너의 춤으로. -실비 길렘 : Sylvie Guillem
2011년, 3월 2일 새벽 네시 반.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오늘 한 실수를 생각하고는 잘 해야지. 맘 먹으며 깊고 깊게 호흡한다. 고양이들을 안고 세러모니를 해주고 후다닥 씻고 라디오를 켠다. 지저분한 방을 한바퀴 휭 바라보고 애써 무시하며 무의식적으로 들어가는 사이트들을 체크하곤 여동생과 짧은 통화를 하고 옥장판을 키고 그리고. 문득. 참 모든건 까닭도 없지. -kaira 7192000*
봄처럼 그대. 봄처럼 그대. 조용히, 그러나 확연하게 내게로 오라. -kaira 7192000*
그러니 모두 힘내세요. 저는 최근 깊은 생각 하지 않는게 현명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다 그렇죠? 사는 것이 기쁘다면, 기쁘기만 하다면 누가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겠어요. 가슴 속 가장 크게 패인 그 구멍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과 글들이 사는데 노래가 되고, 글이 됩니다. 나 자신에게도 말합니다. '그러니 모두 힘내세요.' -kaira 7192000*
단지 딱 하나. -야노 아키코 단지 딱 하나. Yano Yakiko. 원하는것은 잔뜩 있어 반짝반짝 밤하늘에 빛나는 무수한 별같은 반지, 밀려오는 파도로 짜맞춰진 의자, 이 세상 모든 꽃을 모아 만든 오데코롱 하지만 지금 깨달은 것은 매우 중요한 것 원하는 것은 단지 딱 하나! 그것은 바로 당신의 마음의 하얀 문을 여는 열쇠 우리 떨어져 있을 때에도 나란 놈 잊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어. 응? 부탁이야 슬픈 기분이 들 때에도 나를 곧바로 불러냈으면 좋겠어. 응? 부탁이야 즐거운 것은 다른것에도 있어 보름달 아래서의 파티, 테니스코트를 뛰어다니고 시켜먹던 열기넘치는 맛있는 중화요리 하지만 지금 깨달은 것은 매우 중요한 것 나의 가장 즐거운 일은 너의 입에서 너의 꿈을 듣는 일. 우리 떨어져 있을 때에도 나란 놈 잊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