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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23 F코드가 잡힌다. 매우 좋아하는 뮤지션의 곡 코드를 따라 칠 수 있다고 며칠 좋아했다가 아르페지오를 전혀 모르겠어서 나도 모르게 맘 속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린 감정을 담아 그 뮤지션을 욕했다.(딱, 한번.)귀만 높아져서 내가 연주하는 것이 부족하기만 하다. 연애 처음하는 소녀처럼 나에게 만족할 수가 없어. 이런 몹쓸 아르페지오 녀석, 요즘은 세상에서 니가 제일 싫고, 그만큼 좋아. ----------- 나의 사랑스러운 야매 기타 선생님(쳇)에게 얼마의 돈 얹어주고 아이팟을 강탈해왔다. 그 친구는 아이폰이 유행하는 시대에 왠 아이팟이냐고 묻던데, 너무 반짝반짝 하는 것보단 한 걸음 느리게 유행 쫒아가서 나름 나도 해 봤다고 폼 재는 것이 나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모던한 척 으쓱해봤자, 그것도 어울리는 ..
초식의 꼭대기에서 음악을 외치는 편리의 왕, 킹스오브컨비니언스가 온다. '소심구들쟁이로 살다가 루저신과 영접하고 곰팡이를 보며 깨달음을 얻다가 나폴레옹다이나마이트를 맞아 초식의 신으로 거듭나자, 꽃피는 음악의 인생' 일 것 같은 듀오 (아무 의미 없음) 킹스오브컨비니언스. 만약 외국 초식 뮤지션 트리가 있다면 그대들은 그 꼭대기에서 풀 뜯고 있을 것 같네. 지금은 소심구들쟁이가 아니라 은근 인기있고 은근 스타일리쉬한 은근남들로 거듭났지만, 언니들도 몰래몰래 많이 울렸겠지만. 내게 아직도 당신들은 처음 느낌 그대로 '옆 반에 서식하는 약간 핀트 어긋난 미남'같고. 기타 막 치고 음악만 줄창듣고 있는 내가 짝사랑하는 동무같아. 아, 이번 콘서트는 훅 파진 모던 티셔츠 입고 꼭 갈테다. (이제부터 격하게 읽어주세요.) "나쁜 쉬키들. 내 영혼의 108방 중 하나는 너네꺼야!" k..
쉬운줄만 알았지. 최근 어떤 조화인지, 혹은 어떤 주간인지 연락이 끊겼던 좋은 사람들과 다시 만나거나 연락이 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사람은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들이라 가만히 둬도 얽히고설킨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 끈 끊어지라 해서 끊기는 것도 아니고 다시 잇고 싶다고 이어지는 것도 아니구나. 그냥, 물과 같구나. kaira7192000*
그대, 나의 음악. FLAVIO VENTURINI e MILTON NASCIMENTO - Musica 지칠때도, 힘들때도, 행복할때도, 귀가 지쳤을때도 아, 세상이 멸망한다해도 사라지지 않을 그대, 나의 음악. kaira7192000* - 요 며칠, 갑자기 방문자가 폭등하는 현상이 일어나 혼자 벌벌 떨고 있습니다. 무슨 일 일까요? 여하간 반갑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께, 제가 첫 포스팅으로 올렸던 너무나 사랑스러운 애니 (도날드덕이 앵무새 호세를 만나 삼바를 배우는)를 선물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늘 인간이 샤라방한 마음가짐으로 살 순 없는 거고. 늘 케이크만 먹고 살 수도 없는 거고. 늘 달콤한 음악만 듣고 살 수도 없는 것이니. 플레이밍 립스의 새 음반이 라이센스 되었구나. 이 노래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는 이상한 덩실덩실 춤이 나왔다. 아마 개인적으로 좋아할만한 곡이 될테니. 블로그에 살포시. kaira 7192000* + 어제, 한 뮤지션을 평론한 글을 보다가, '아니 뭐 그렇게 까지, 사람이 하나만 잘 하면 되는거 아닌가. 잘하면 그 쪽으로 계속 파는게 뭐가 어때서. 꼭 혁신이 중요한 것인가,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고민 중일텐데 꼭 그렇게 토씨를 달아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뭐 그렇다구요. 여하간, 전 언제나 뮤지션 편입니다. 창작, 그 하나만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 -22 - 1월 1일 밤, 엄마가 전화했다. 약간 달뜬 목소리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기분이 좋아서 술을 좀 마셨다고. 난 입가를 활짝 올리고는 소녀같은 엄마를 위해 애교를 떨었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내 진심과 온 마음을 다해 말했다. 늘 무뚝뚝한 엄마는 짧게 '나도' 라고 얘기했다. -- 새벽 세 시. 국제 전화번호가 떳다. 스팸전화가 극성이라 겁을 잔뜩 집어먹었고 이 시간에 국제 전화를 할 정도로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있나, 하고 조금 망설였다. 두 번 길게 울리는 전화를 받자 저 먼 곳의 목소리가 나를 반긴다. 스무살이 좀 넘으면서부터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했던 내 소중한 언니, 그녀는. 6년 전부터 텍사스에 새 살림을 꾸렸다. 미국에 살면서 미국 사람들과 어울리고 늘 총을 소지해 다닌다는..
눈부시게 반짝거리던 지난 여름날 그리고, 소라닌. '메이코, 넌 아직도 기타를 치고 있니?' 넌 아직도 청춘 어디 그 즈음에서 반짝이는 추억과 그을려버린 현실 언저리에 앉아 '소라닌'을 부르고 있겠지. 메이코. 이제 볼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기타를 잡는 너의 작은 손을 보며 나도 다시 기타를 잡겠다 다짐했었고 너의 무대를 보며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반짝이던 하루를 탄식했다. 그리고, 그 다짐이 희미해 지던 지금 넌 다시 내게 찾아와, 아직 청춘은 끝나지 않았다 노래하는구나. 쓰리고 풋풋하고 그리운, 말하기 조차 부끄러운 '청춘'이란 단어를 또 읊조리게 만드는구나. 이 글을 쓰며 난 다시 너희를 기억할 때마다 생각나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 넌 가르쳐줄 수 있을까 내 마음 도착했는지 니가 숨쉬는.. 니가 꿈꾸는.. 매일 그 ..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 -21- * 루시드 폴과 페퍼톤스의 공연에 다녀왔다. 첫날은 울컥 거리는 심장과 눈물을 조용히 참고 있었고, 오늘은 청춘이 주는 반짝 거림을 흠씬 누리고 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라디오에선 클래지콰이 리믹스 전곡이 흘러나왔고 지금은 허민의 3집을 들으며 조용한 마음으로 글을 쓴다. 흔하고 뻔한말로 음악은 분명 누군가에게 빛이 된다. 수줍게 얘기하지만. 그대들이 내뱉는 언어는 빛나는 음 하나하나는, 축복처럼 내려온다. 당신들이 하는 절실한 고민은 분명 누군가에게 힘을 준다. 그러니, 자신을 의심말고 좀 더 뻗어나가길. 좀 더 자유롭기를. *요즘 사는 것이 힘들다는 아는 동생에게 밥 한끼 사주면서 "괜찮아, 아직." 얘기 하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핑 돈다. 왜 청춘은 더 아픈걸까. 왜 사람들은 젊음을 특권이라 얘기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