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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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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빌어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이제 무척 바빠질 것이라는 예상만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공주처럼 안일하던 저라 수련하는 마음으로 갈고 닦아야 할 것이 많습니다. 아마 필요한 부분은 모자라고, 불필요한 부분은 넘치겠죠. 그래도 좀 바보같은 데가 있는 사람이라 잘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역시 예상만 하고 있습니다. 안일하지 않고, 체하지 않고, 쎈척하지 않고, 게으르지 않게... 사실 그런 것 모두 잠시 밀어놓고. 기본을 잘 하는 사람에서 시작하면 좋을 듯 해요. 노트북도 샀습니다. 6개월 무이자 할부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추천하던 제품은 제게 좀 과분한 듯 싶어서 저렴하지만 든든한 아이로 구매했습니다. 가전제품 욕심 부려본 적 없는 사람인데 '투자'라는 명목하에 눈물을 머금고 말이죠. 지금은 '이 노트 북 값..
은근히 잘되리라 얼마 전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러저러한 일들이 있어서 취업준비생들을 바로 코 앞에서 보게 됐습니다. 숨이 턱 막히는 공간에서 가슴을 쿡쿡 찌르는 질문들을 하며 그 말들에 고개를 끄덕이는 청춘들을 보는것은 서글프고 생경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게 '힘내라' 라는 말은 도움이 안되겠죠. 하지만 버티세요. 지나가는 날들 사이에서 무너지지 말고. 이 시간이 스쳐간 뒤에 상처로 남을지라도. 밥 한그릇 사주는 것보다 만원 한장 쥐어주는 것이 좋더라도. 넌 취업했으니까 그런 말이나 하고 있지. 테이블을 뒤엎고 싶어도. 자기소개서 쓰다가 모니터를 박살내고 싶어도. 엄마 아빠에게 뭐라고 얘기해야할지 암담해도. 나에게 어떻게 위로해야할지 몰라도. 쪽팔리고 서럽고 괴롭고 사라지고 싶어도. 그래도. 계속되는 삶이라면. 그렇다면..
Seppon, 입맞춤, 하지만 어른의 키스. (오늘은 본인이 편곡한 재즈 버전으로 듣는다. 하울링은 연주를 거들뿐.) 오늘 아는 언니네 곱창집에 가서 조기구이 얻어먹고 찬바람 맞으며 돌아오는 길. 흥얼흥얼 거리던 노래 올려봅니다. 생선구이 먹었는데 왜 이런 노래가 떠올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플리퍼스기타, 코넬리우스, 피치카토 파이브와 함께 시부야케이가 처음 자리를 잡는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리지날 러브는 타지마 타카오의 원맨밴드 입니다. 피치카토 파이브 초기 객원맴버이기도 했는데요. 2-3년 후 피치카토 파이브에서 나와 솔로프로젝트를 결성합니다. 본인은 시부야케이의 초기 뮤지션이 아니라 부정했다는군요. '셋풍'은 1993년 곡입니다. 하하하하하하. 말도 안돼!(정색) 뭐 이렇게 세련된거냐! 뭐 이렇게 달짝지근한거냐! (하긴 그때 우..
일몰 / 바이닐 나 왠지 부끄러워 (퍼오기가 금지된 링크라 블로그 글 전문을 링크합니다.) 갑자기 문득 듣고 싶어져 웹을 한참 뒤져 드디어 찾아냈다. 아소토 유니온, 윈디시티를 거쳐 지금은 아이앤아이 장단으로 먼 강을 건넌(하아) 김반장이 우두머리로 있던 훵크 그룹 '바이닐' KM TV에서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멜로디와 그루브감에 반해 '서울가면 꼭 이 사람들 공연 봐야지' 다짐했건만 (당시 제주도에 살던 꼬꼬마였으니까) CD는 전량 폐기처분되고 그룹은 흩어져 흔적조차 없어졌는데 가끔 후렴구인 '아무런 미련없이, 나 이 순간에 빠져들꺼야. 따스한 햇살속에 나 영원히 쉬고파' 긴 하루 긴 여행 석양이 지네, 긴 하루 긴 여행 내 몸이 번지네' 라는 부분이 생각의 수면위로 떠올라 흥얼거리게 된다. 그러고보면 나는 참 추억으..
차갑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마음도 차가워지고 말투도 자꾸 냉랭해져서 큰일이다. 은근하고 뭉근한 열감을 가지고 다가오는 이들에게도 뾰족한 가시복처럼 성내서 멀어지게 만들어놓고 떠나려 뒷걸음질 치면 못내 서운해 손가락 걸고 끌어오다가 엉덩방아 찧고 눈물 핑 돈다. 열아홉처럼 혼자면서 열아홉보다 칼날같은 혼자다. 기대기 싫다하며 오만해지자 지치고 요령이 생겼다. 안개낀 산길 속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혼자다. 옆을 스쳐가는 사람들의 소리가 반가워 귀 기울여 들어보면 메아리의 꼬리처럼 끝이 뭉개져있다. 두려움이란 우물안에서 긍정과 절망을 비타민처럼 잘 삼키고 더듬더듬 돌부리 없나 밟아가고 있다. 잘 나아가고 있는걸까? 빨갛게 칠한 손톱을 독한 리무버로 지우고보니 모양없이 자라 예쁘지않고 탄력없이 하얗게 일어나 있다...
What A Fool Believes / The Doobie Brothers 벅벅 머리 감으며 와러풀 빌리브이이이이- 노래 따라부르다 입에 거품 다 들어갔습니다. 추운날의 샤워는 빨리 끝내는 편이지만, 두비브라더스, 마이클 맥도날드 아저씨 덕분에 (전형적인 미국인 이름. 왠지 딱, 미국인이 생각나는 이름. 마이클과 맥도날드라니! 오늘 빅맥먹었는데;;;) 굳은살도 불리고 두피 마사지도 하는 유익한 시간 보냈습니다. 예전엔 아침에 딱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들으니 시간에 맞춰진 노래가 아니더군요. 뭐 별다르게 할 말은 없습니다. 사실 '음악이 좋습니다'를 뺀 부연설명이 부끄러워질때도 있거든요. 그러니, 모쪼록 편하게 즐겨주세요. -kaira 7192000* +)더하기. 이게 끝이야? 하며 맹맹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금요와이드라는 MBC 아침 교양프로내의 코너로 보는 사람들..
On Your Mark / Chage and Aska 미야자키 하야오를 복습하다가 퍼뜩 떠오른 작품. 차게엔 아스카의 On Your Mark 어린시절 유선방송으로 녹화해서 자주 돌려보던 무비중 하나. 기억하는 분들 별로 없겠지만, 굳이 기억까지 하지 않고 처음보는 사람들에게도 또 갑자기 보게될 분들도 즐거울 듯 해서 올려본다. 좋구나. 지금봐도 가슴이 뜨거워지네. 차게 앤 아스카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요청해서 만들어진 무비라는데, (심지어 그래서 영상안의 두 남자가 차게와 아스카라고! 그건 정말 몰랐다!) 만들어진 무비를 보며 무릎을 치지 않았을런지. 어라. 영상과 닮으셨네. 하긴 그땐 얼굴을 찾아볼 여력이 안됐지. -kaira7192000*
모두 좋은밤 The Swell Season - I Have Loved You Wrong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몸을 잔뜩 움추리고, 그 상태로 깔깔거리며 맥주 한 잔 했다고 날개뼈 사이의 등짝이 차가워 한기를 느끼다가. 온갖 치장 꽉 끼던 옷들 집어던지고 수면바지에 기모티셔츠 대충 둘러입고 얼굴 씻다가. 어려운 책도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하지 않고 가슴에 스미게 해야지 생각을 고쳐먹었다가 망할 한미 FTA 비준안 통과 어쩌나, 마음이 더 추워져 성질 한 번 냈다가 이런저런 생각을 겹겹이 쌓았다가 가볍게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것이 삶이란 생각에 잠시 헛헛해 했다가 최저가로 구입한 황토장판이 덥혀지고, 깔아준 전기방석이 따뜻한지 드러누운 고양이들의 등을 한번 쓸어주려다가. 뽀얀 입김이 사방으로 퍼지던 손 호호 불던 그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