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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마음의 우선 순위 새벽, 문자 하나를 받았다. 서운하단 얘기. 그런 일이 만약 다시 생긴다면 모른척 해달라는 부탁. 뚫어지게 바라보던 모니터를 잠시 끄고 커피 한잔 하러 나가서는 문자의 답을 꾹꾹 눌렀다. 미안하단 얘기.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한단 얘기. 진실의 서운함과 상투적인 대답. 하지만 그렇게 까지 생각하진 않아도 될텐데 하는 내 마음속의 뾰족한 가시. 키패드의 따각따각한 질감이 눌러 쓰는 문자의 가벼움이 식은땀처럼 차게 느껴진다. 그리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마저 할 일을 생각해내 방금 일이 없던 것마냥 키보드를 두드린다. '밤새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내 진심이 전해지지 않았더라도 내가 진실이었다면 되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원래,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게 맞닿아 소통이 되는 것만은..
헤어지자 Judee Sill - The Phoenix 이처럼 날이 좋고 햇살이 따스하고 커피가 맛있고 사소한 행복이 반짝이는 날에는 추억인지 미련인지 모를 일들에게 헤어지자고 말하고 싶다. -kaira 7192000 물건을 잘 버리는 사람이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모든 것을 잘 버리는 사람이고 싶다. 그런 뒤에는 뒤돌아 보지 않는 사람이면 더 좋겠다. * 주디실은 1949년에 태어나서 겨우 31살의 나이로 약물과다복용으로 세상을 등진 뮤지션이다. 그녀가 어렸을때 그녀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얼마 안되어 그녀의 오빠도 자동차사고로 숨을 거두고, 아주 불우한 어린시절 보낸뒤 감옥에서 곡을 쓰다 겨우 두장의 앨범을 남기고 본인도 요절했다. 그런데도 그녀의 노래는 모두 신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하다고 한다. 그..
쌍화점- 고여있는 것들이 전부 나쁜 것만은 아니지 잘근 잘근 그 눈빛을 곱씹는다. 질끈. 그 눈빛은 감은 눈 속에서도. 질끈. 동생과의 밥상머리 앞에서도. 질끈. 이불 속에서도 애증이 고인 그 눈빛이 문득 문득 떠올라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는다. 난 누군가에게 그런 눈빛을 보낸 적 있던가. 그럼 그 때는 언제였던가, 한번도 부끄럽지 않았던가, 끝까지 뒤 돌아보지 않고 달려 나간적 있던가. 핏발 선 눈동자 그 깊고 깊은 곳에 담겨있던 흔해 빠진 사랑이 여운으로, 잔상으로 남아 하루의 몇 조각을 흔든다. 쌍화점은, 신파이며 '결국 흔해 빠진 사랑 얘기'지만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그 '흔한 '사랑을 흔든다. 뻔하디 뻔한 그 사랑때문에 눈물이 괴었다. 맥주 한 잔이 절실해 졌다. -kaira 7192000 좋은 영화와 책, 음악을 만드는 모든 사람들은 그저..
붉은 빛깔의 진심. Gotan Project Gotan Project - Diferente 많은 콘서트를 본 것은 아니지만, 그중 딱 하나만 다시 보라고 내게 권유한다면. 이들, Gotan Project의 콘서트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 Eminem의 노래가 최고의 상한가를 달리고 있던 2003년 경 그때. 홍보 하나 없이 프랑스 문화원 주체로 이루어졌던 한시간 짜리 소규모 콘서트는 관객들의 엄청난 열기로 인하여 2시간 여로 늘어났고. 우리는 모두 일어나 무대 앞에서 그들과 함께 춤추고 뛰었다. 어떤 이들은 아르헨티나를 외쳤고. 어깨동무를 한 사람들은 연신 담배를 피웠고(금지된 겁니다.) 목이 쉬었고, 울기도 했다. 그 시간동안 우리는 동지였고 가족이었으며 한 배를 탄 사람들이었다. 반도네온은 구슬프게 울고 있었고. 턴테이블은 일렉트릭 사운드를 연..
카응- 오랫만에 몸을 좀 추스리고 돌아왔더니, 많은 분들께서올려주신 신년인사와 이야기에 마음이 훈훈해져서 완전 수줍어졌어요. 몰라요 몰라 꺄악! 감사합니다. 이번 신년도 모두 힘내서 놀아봐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열심히 놀아볼께요.^^ -kaira 7192000 올린 곡은 일본 그룹 Perfume 의 Chocolate Disco.입니다 퍼퓸의 노래중 매우 좋아하는 곡 중 하나에요. 이 기분을 속 거북한 귀여움으로 표현해 드리죠. 참, 이노래 춤 추기 매우 좋습니다 +_+ 다음엔, 전설의 드럼매니아 그룹을 소개해 드릴께요 ^^
조금만 더, 몸이 좋지 않아서 골골대고 있습니다. '아 포스팅' 했다가도 '좀 더 쉬자' 하다보니 손을 놓은지 좀 되었네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한산한 블로그, 뭐 볼게 있겠냐만 좀 더 생생한 모습으로 글 쓰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감기가 사람 잡습니다. 몸살로, 소화불량으로, 귀꽉막히는 증상으로, 메슥거림으로 이리저리 사람을 가지고 노네요. 올해는 꼭 독감 예방주사라는거 맞아야겠습니다. 무서워요. 감기도 그렇고 감기보다 더 독한 사람들도 그렇고. -kaira 7192000
오류. 진정 나를 위한 생각인지, 생각을 위한 생각인지도 모르면서 꽁꽁 싸매어 놓은 생각들을 풀려하다가 다시 주섬주섬 주워 놓고는 하나 하나 내 안의 말들을 꺼내놓을 상대만 찾아 헤맨다. -kaira 7192000 P.S 영상은 허우샤오시엔의 밀레니엄 맘보 오프닝. 음악은 Giong Lim의 A Pure Person 대만의 젊은 뮤지션 입니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때, 너무 놀라 한참 찾아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서기의 가장 아름다웠던 한 때이자, 가장 인상깊은 오프닝 중 하나입니다.
좋은쪽으로 '케세라세라' 기껏 펼쳐놓은 책을 덮었다. 만화책에 너무 익숙해져 있던 탓인지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주인공의 치열한 삶도 맘에 안든다. "나는 니가 좀 더 치열해졌으면 좋겠어." 한창 음악얘기를 하고 있을때 묵묵히 듣던 그가, 그런 얘기를 한 것도 같고 안 한것도 같지만... 아직도 그 기억이 어렴풋하게 살아있는 것은 안경 너머의 큰 눈에 숨겨져있던 연민때문이었다 . 난 죄를 지은듯 한 기분에 얼굴이 빨개져 아무 얘기나 했던 것 같다. '왜 치열해져야 하는데?' 혼자서 담아 두었던 이야기. 지금 그를 보면 얘기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땐 차마 입 천장에 딱 붙어있던 그 말을 내뱉을 수 없었다. 바쁜 삶을 사는 그는 강자였고, 나는 약자였으니까. 몇 년전 그의 소식을 들었다. 중국어를 공부하다 지금은 큰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