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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그랬어. 2008.09.03 05:22 조금 더 내가 나를 포기하면 무너질 것 같았다. 하지만 입 밖으로 속내에 감추어 놓았던 그 말을 꺼내면 곧 부서질 줄만 알았다. 소심하게, 방 한구석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건...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다시 시작하려 하는건 아직도 사그러 들지 않은, 마음 때문일테지. -kaira 7192000
내가 그래. 2008.08.23 06:41 이 나이에, 혹은 지금까지. '나는 왜 이래' 라고 비교하면 다치기 쉽상이다. 알면서도 계속 같은 고민에 부딪치는것은 사람이기 때문일까, 아니라면 자학하고 싶기 때문일까. 어디까지나 배부른 소리라는 얘기를 듣기 위해 하는말일까. '꿈이 있기 때문에, 혹은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 아니라면 걱정을 멈추고 살던데로 살던지. 아니라면 하고 싶던 것을 하던지. 쉽게 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밖엔 길이 없어서. 물음이라는 것을 던질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단지, 딱 그정도의 정열밖에 없어서 그렇다. 멈추고 죽던지, 걸어가다 살든지 어쩌면 죽던지. 사막 한 가운데 놓여져 있는 사람에게는 질문이란 무의미하다. -kaira 7192000
여름날 2008.07.31 06:47 그리운 것들이 참 많았는데, 아무것도 풀리지 않은 매듭만 자리에 남겨놓고 다시 서울. 짧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니 많은 것들이 나를 기다린다. 시간 참 빠르다. 그래도 돌아오니 마음이 편한걸보니 지금까지 인생의 3분의 1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시간을 이 서울에서 함께 해야할 것 같다. 그런데 참 그립다. 뭔지도 모르겠는데. 참 슬프고 그립다. 그래봤자 주인이 오지 않는다고 바닥에 오줌을 지려놓은 내 고양이 요루의 말 못한 그리움만 할까. 다시, 이렇게 여름날이다. *kaira 7192000
붉다. 2008.04.27 06:12 일을 마치고 돌아와 씻는데 코피가 주륵 흐른다. 어..어...어? 하고 멍하게 뚝뚝 흐르는 피를 보고만 있다가, 놀라서 코를 쓱 훔쳐본다. 언제 이렇게 붉은 피를 봤던가. 내 몸속에는 이렇게 짙고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언제 느껴 봤던가. 놀랍다는 감정보다도 신기하다는 감정이 앞선다. 미지근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뜨뜻 미지근 하게, 살아갈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직, 내 몸 속에 흐르는 아직 이토록 붉은 마음들. -kaira 7192000
엄마, 엄마는 내게 2008.04.27 06:01 며칠 전 엄마생일엔 꽤 비싸다는 화장품 세트를 선물했다. 엄마는 좋아하면서도 '해준게 없다'라면서 미안해 했다. 그런 엄마가 귀엽고 또 미안해서 '엄만 이뻐서 뭘 발라도 이뻐. 근데 왜 딸은 이리 못났나?' 하고 웃었더니 화를 내신다. '내 딸이 뭐가 못났는데! 키 크지...얼굴도 그만하면 됐지' 하하하 웃어놓고는 엄마도 이쁘단 말은 못하겠지?' 했더니 조용한 숨 뒤에 '이쁘다 이뻐 그딴거 물어보지마!' 하신다. 행간이 있고,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이 있다. 그 숨안에 하려던 모든 말들이 담겨있다. 엄마, 엄마는 내게 달콤한 사람이 아니라지만, 그 숨소리로 나는 그 때 그 마음 다 알것 같아요. -kaira 7192000
추억을 추억하기. 2007.08.30 00:29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산다고 해서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내가 소유한 시간에 온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으니, 이미 내 안에 같이 산다. 가끔 떠오르면 소중한 것들이 내 안에 아직 가득하구나. 그렇게 흐르는 것들을 향해 감사하자. -kaira 7192000
천천히 바라봐라. 2007.08.23 05:41 지금 모두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은. 천천히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kaira 7192000
모두 상처입고 살겠지. 2007.07.13 06:10 아픔은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하지만 그 말은 자주 가슴으로 와닿지 않는다. 상처는 그냥 견뎌내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고.. 모른 척 하는 요령이 느는거다 그렇게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다. 심장은 상처를 입고 아문다 하지만 상처가 있으면 그 위에 또 상처 입혀지고 너덜너덜 해지는 것뿐. 상처위에 상처로 인해 무뎌지는 것뿐. 새 상처로 인하여 다시 가슴 추스리느라 바빠서 예전에 입었던 상처들은 곪아 터지기 전엔. 그저 모르는 척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상처는 아프다. 옛 상처든, 지금의 상처든. 일부러 준 상처든, 의도하지 않았던 선의의 상처든. 모든 상처는 아프다. 얇게 베인 것인지, 깊게 찔린 것인지는 시간이 말해 줄테지만. 그래도 다 아프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