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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토크, 나이스 키스-5 [여기 처음 와봐요] [나도 처음인데, 맛있을 것 같지 않아?] [응, 그런 것 같아요.] [음식 나올동안, 자, 청첩장. 나 결혼해] [우와, 드디어 받는구나.] [응. 이제야 주게 되네.] [기분은 어때요?] [그냥 그렇지 뭐, 그런데 너무 바쁘다. 진짜 너무 바빠.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겠어. 모두 어떻게 결혼하는걸까?] [그런데 요즘 결혼 하는 사람이 많네요. 평소보다 많은 것 같아요. 작년 가을에도 그랬나?] [응, 확실히 요즘 결혼 러쉬인것 같지 않아? 작년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올해가 불경기인데도 말이지.] [네, 무서울 정도로 많이 결혼하네요. 지금이 결혼할 시즌이긴 하죠.] [그런 것도 있지만...] [있지만?....] [불확실해서 그런게 아닐까?] [음....그렇죠, 무서우니까..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15- 1.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욕이 터져나올때 즈음 편의점에 들어갔다. 담배와 계란, 우유와 담배를 결제하고 나오다보니 호빵이 보인다. 주섬주섬 잔돈으로 두 개 값을 치루고 나오면서 가슴에 품어보았다. 하얗고 보드라운, 이제 호빵의 계절이구나. 2. 새로 기타를 가르쳐 주는 동생은 말 그대로 '야매' 주법. 즉, '결혼식 축가 마스터' '초보가 기타 좀 치게 보이게 하는 법'등을 가르쳐 주고 있다. 내가 원하던 좋은 선생님의 조건을 가진 친구라 맥주로 보답하고 있는 중이다. 열심히 해야지. 2-1. 기타를 치고 나오는데, 벌써 왼손 검지 끝에 감각이 없다. 굳은살을 만드려고 한 두 달을 고생한 것 같은데, 막상 만들고 보니 아무리 오랜시간 기타를 멀리해도 검지에 감각이 다르다. 무엇이든 시작한 것은 다시 처..
우리가 아닌 우리 보여줄 수 없는 일기가 하나씩 마음에 쌓여간다. 손으로 써 내려가면 현실이 될 것 같아 머뭇거렸더니 벌써 가을. 그래도 아직, 손 끝이 이렇게 떨리고 있는데. -kaira 7192000* 우리 쉼없이 길들여온 마음은 어느새 오래된 옛 이야기 미소도 향기도 말투까지도 어느 것 하나 버리질 못한 익숙한 그리움 그날의 환희를 상처를 후회를 새겨논 긴 계절을 지나 언젠가 그 끝의 두 사람 이젠 더 이상 우리가 아닌 우리 모질던 말들도 어리석었던 오해도 모두 무뎌져버린 쓸쓸한 그 기억만이 그날의 환희를 상처를 후회를 새겨논 긴 계절을 지나 언젠가 그 끝의 두 사람 이젠 더 이상 우리가 아닌 우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끝없던 외침은 흘러 흘러 깊은 시간 속 어딘가로 사라져 마지막 내 진심을 들어요 길었던 계절을 비..
가을에 듣는 봄노래, Orange Pekoe 봄이면 챙겨 듣는, 제일 좋아하는 일본 그룹 베스트 10에 꼭 드는, 얼마나 좋아했는지 2004년전 즈음 내한했을때 보컬리스트인 토모코와 카즈마를 졸라 함께 찍은 (너무 좋아 볼이 벌개진) 사진도 가지고 있는, 색채와 로망 가득한 곡들을 만드는 듀오 Orenge Pekoe가 새 싱글(5월 출시)을 발매했다.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새 노래를 낼때마다 설렘과는 다른 기묘한 기분이 들곤 하는데, '우리도 열심히 노래하고 있으니, 당신도 열심히 살아가세요' 하고 말하는 듯 하여, 괜히 안심하게 되는. 말 그대로 불가사의한 기분이 들곤 한다. 이번 오렌지 페코의 노래를 들으며 오랜만에 그런 안도감이 마음에 퍼지며 벌써부터 봄을 그리워 하게 되었다. 이들이 얼마나 더 봄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을까? 하지만 만약 그들이..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14- 1. 나를 근 3년간 때만 되면 괴롭혔던 일때문에 요 며칠 시달렸다가, 드디어 오늘 나머지 일들을 정리하고 여의도까지 달려가 서류를 제출했다. 덕분에 증명사진이라는 것을 진짜 오천만년만에 찍어봤는데 아, 역시 '나는 나구나' 싶어서 한참 웃었다. 괜찮아. 이번엔 '자가지방 넣은 여인'처럼 안 보이기 하고, 어느정도 폼나게 나이 먹은 티도 나고 말이지. 무엇보다 지하철 증명사진기가 내 매력까지 담을 순 없지. 뭐- 봐주기로 할까. (하지만 부들거리는 이 손끝은 뭐냐...) 2. 오랜만에 들어 가 본 친구의 미니홈피에선 김혜림의 '이젠 떠나가볼까'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요 한달 간 입에 붙이고 살던 노래라 신기해 하면서도 이게 친구라서 나와 '비슷한' 인간들의 정서인가, 아니라면 혼란스러운 사람들의 '가을의..
소프트 토크, 나이스 크림-4 [가을은 정말 남자의 계절일까요?] [그건 무슨 말이야?] [왜 가을은 남자의 계절인가요. 여자들도 가을되면 센티해지고 쓸쓸해지고 그러잖아요. 몸도 허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괜시리 마음 요동치고 하늘보면 슬퍼지고.] [음..그건 네가 보는 세계가 그런것 아닐까?] [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네가 보고 있는 세계가 지금 가을을 타는 상태라는 거지.]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조심해. 가을을 타는 것이 아닌, 가을을 타고 싶어 하는 것일 수도 있수도 있어. 또 지금 네 마음이 허하기 때문에, 또 어느정도 살만하기 때문에 그런 질문도 나오고 있는거야. 진짜 치열한 사람들에게 가을이란 없는 것이거든.] [아...그럴지도.] [그런데 지금 네 말은 질풍노도를 걷고있는 20대도 아닌 4..
선전포고 이러저러한 그러저러한 이유와 인연과 여러 합이 맞아들어가 기타를 다시 배우기로 했다. 비포선셋의 마지막 로맨틱 (혹은) 찌질찌질한 (우훗) 한 장면을 연상해보면 내가 어떤 류의 노래들을 무기로 장착하려는지, 신공으로 완성하려는지, 상상이 될지도.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 기타치면서 어쿠스틱한 노래들을 부르면 이 가을, 나 좀 멋있어 질거야. 그러니, 바싹 긴장하라구. -kaira 7192000* * 요즘 들은 노래중 가장 가을 냄새 나는 신곡. 샘리와 아스팔트 킨트의 노래. 기타하나와 목소리 하나. 최고로 멋지면서 어려운 조합. '아스팔트 킨트'라는 이름은 전혜린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이라는군요. 역시 모든 것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인가. (저작권문제시 삭제합니다.)
'바람'의 디바, 김정미 신중현 사단에서 김추자 다음 타자로 야심차게 밀었던 여가수지만 '창법 저속'으로 금지된 곡이 많아 변변찮은 활동도 못해봤다는 불운의 디바 김정미. 그나마 남아있는 그녀의 라이브 클립을 보면 섹시하고도 시원시원한 춤과 라이브를 보여주고 있는데, 더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한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다. 아쉽다는 말로는 너무너무 아까워 죽겠다. 처음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을 그 시점부터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리 바람 부는 날에는 흥얼 거리게 되는 몇 곡을 첨부해 본다. 그러고보니 그 시절 디바들에게는 오토튠이 허용되지 않았겠지. -kaira 7192000* * 요즘 유행한다는 점프수트에 화려한 퍼포먼스. 뛰어난 가창력까지. 인기 좀 얻고 싶다는 귀여운 아가씨들은 저 패션감각과 가창력을 보고 배우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