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85)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괜찮아요-13- 1. '블로그에 이런저런 말을 잔뜩 써놓자.' 뭐든 써보자, 라고 생각해 놓고 다 까먹었다. 아, 인생. 역시 블로그 같은 것은 아무나 할짓 아냐. 블로그 앞에 '파워'라는 이름이 붙는건 다 이유가 있던거야. 2. 추석 전에 시켜놓은 가을 자켓이 배송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송 완료 '본인'이라고 찍혀 있었다. 어안이 벙벙하여 판매자(운송장 번호를 알려주며 걱정했다), 택배기사(하루종일 전화기를 꺼 놓고 있었다), 택배회사(추석 연휴라고 업무종료)에 번갈아 전화하며 괴롭혔더니, 다음날 택배 기사가 새벽 한시에 '물건을 집 앞 수퍼에 맡겨놓았다'는 문자를 남겨놓았다. 추석 전날 새벽, 술에 취해 들어와 입어본 자켓은 추석연휴에도 귀찮은 고객에게 걸려 짜증내고 있는 택배기사의 고단한 냄새가 들러붙어 있었다.. 소프트 토크, 나이스 크림-3 [예를 들어 늦은 밤 컴퓨터 모니터 불빛같은 것. 깜박깜박하는 부엌 전구. 할일 없이 뒤적뒤적 하게되는 옛날 일기. 이미 잊은 옛 애인의 미니홈피 같은것에도 있어. 잘 떨어지지 않는 옛날 기억같기도 하고 뇌리속에서 이미 낡아버린 가장 예뻤던 한낮의 추억같은 것. 왜, 사는데는 도통 필요없지만, 가끔은 커피에 넣는 설탕시럽처럼 달달한 것.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지게 되는 것. 떨어트리려 할땐 죽도록 품게 되는 그런 것 말야.] [그게 뭐?] [고독인 척하는, 진짜가 아닌 가짜 센티멘탈.] [그래서 뭐?] [그런 것이 어울리는 '가을'이 눈 앞이야.] [유치하네] [다, 외롭잖아. 그 쯤은 괜찮아.] -kaira 7192000 시시하다고 비웃어도 좋아요-12- 1. 동생과 함께 물고 뜯고 싸우며 살고 있다. 새벽 11시(아침아님)에 끙끙 일어나 병원을 가기도 하고. 다른 옷을 같은 시간에 지르기도 하고 때로는 화장실 벨브를 내렸네, 안내렸네 따위의 말로 서로에게 말그대로 '빈정' 상하곤 한다. 다시 일상으로 조용히 안착 했다. 마음이야 나중에 생각하자고. 2. 고양이들도 물고 뜯고 싸우며 살고 있다.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네마리의 새끼고양이들이 서로를 할퀴고 우리를 할퀴고 바닥을 할퀴는 것을 보면 이제 이 아이들을 보내는 것이 좀 망설여지지만, 모두 자신의 자리가 있다면. 저 아이들에게 그 곳은 이 집은 아닐거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러니 이 아이들의 그 '장소'가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공익광고같지만 진심) 3. 최근 집에선 주로 트로트를 흥얼거리고 있.. 안녕하신가요? 아직까지도 해결해야할 일이 많네요. 무엇보다도 건강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나씩 트러블이 몸 바깥으로 나오기 시작하네요. 그래서 밥 잘먹고, 잠 잘자려 노력중입니다. 사실, 그것보단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고민 중입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란 말이 폼이 아니었던거죠. 어여 추스릴께요. 밥 잘 챙겨드시고 건강하세요. 울분 터지고 마음이 건강하지 못할 이때. 몸만이라도 꼭 건강하세요. -kaira 7192000 *노래만이라도 밝고 로맨틱 한 곡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동생은 현재 서울로 올라온 상태입니다. 이제부터 진짜 싸움인거죠. 많이 좋아졌습니다.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고, 화도 잘내고. 그 아이가 느낄 외로움과 낯선 감정을 얼마나 적게 느끼게 할지가, 제 숙제인 것 같습니다. 집 정리를 했습니다. 몇년간 살았던 집이지만 동생이 들어와 조금이나마 기분이 좋아지도록 집정리를 다시 했습니다. 핑크색으로 변한 큰 방을 보니, 좀 재미있네요. 이제 큰방엔 컴퓨터 두대, 책상 두개가 살 붙이고 들어와 앉아 있습니다. 말은 쉽지만 이것도 거의 3주일이 걸렸네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발정때문에 끙끙 거리는 것이 잠잠하다 싶었더니, 임신을 했고, 12시간의 난산과 제왕절개 끝에 네마리의 새끼 아깽이들을 낳았습니다. 처음 두마리는 자연분만 하길래 괜찮겠다 싶었더니, 뱃.. Maxwell, 초콜렛 감성 머신 아, 잠시 잊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소울뮤지션. 진짜 초콜렛빛 감성이 뭔지 알려준 사람.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꿀 발라준 사람. 온 몸 포박당한채, 눈 감긴채 귀에서 느껴지는 모든 에로틱한 감각을 열어준 사람. 이렇게 몹쓸 뮤지션 맥스웰이 새 앨범 조용히 개켜진 감정들. 그녀의 노래를 듣자 주디실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처럼 가슴 속에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또 다른 감정을 흔든다. 마음속에 차곡차곡 개켜놓았던 막상 펴놓지 못했던 얘기들이 담담하게 자리를 잡는다. 세상엔 참 좋은 곡도 좋은 뮤지션들도 많다. -kaira 7192000 * 게다가 너무 예쁘다. 그리고 내 최고의 뮤지션 주디실. *영상은 저작권 문제시 삭제됩니다. 소프트 토크, 나이스 크림-2 학교 종 소리를 오랜만에 들었어. 이상하게 생소하고 그리운 소리였어. 아주 오랜시간을 저 소리를 듣고 자랐는데 왜 어느 순간이 되면 그런 것 듣기가 어려워 지잖아. 병원 뒷길을 따라 내려가면 조그마한 공원이 나와 그 공원과 맞은편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거든. 그럼 난 쉬는 시간마다 그 공원 정자에 앉아서 아이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자꾸 틀리는 합창소리. 악기 연습소리, 새소리를 듣는거야. 그럼 시간은 어디로 흐르는 걸까 생각하게 돼. 이상하지. 난 지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렇게 죄스러운데. 낮은 이렇게 밝고, 시간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그런 관념적인 생각을 멈출 수 없으니 말이야. 여긴 벌써 장마철인지 자꾸 비가와. 반팔을 입고 나가면 한기가 돌기도 하고 가지고 온 책은 손에 잡..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