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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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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를 부탁해. 길거리에 있는 화장품 가게로 들어가 봉숭아물색 짙은 메니큐어를 샀다. 오렌지 물 잔뜩 든 손톱을 보며 서른이 되면 예쁜 메니큐어를 바르고 화장 예쁘게 한채 긴 머리를 휘날리며 기타를 치며 노래할 줄 알았던 내 스무살의 생각을 떠올렸다. 삶이라는 것이 나날이라는 것이 사실은 무심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냐. 라고 그러다보면 또 다른 꿈과 생각들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냐 그런 말을 하는 어른들을 보면 '세상이 쉽지 않아요'라고 얘기 하고 싶었던 스무살이었다. 난 세상에 당당하게 맞선채 말도 안되는 얘기를 들으면 멋지게 따귀를 날려주는 그런 훅을 가진 여자가 될 줄 알았다. 그때와 같은 손이다. 그때와 같은 머리이고 얼굴이며 몸이며 가슴이다. 하지만 시간은 저런 말들 속, 의미를 알아채게 만들었구나. 절절하게 끓..
Miles Away / Colin Blunstone 매일 수많은 곡들이 태어나고 사라진다. 마치 사람들처럼. 또 잊혀지기도 하고 어느순간 다시 사랑받기도 한다. 좀 더 영원한 생명으로 오랫동안 살아숨쉬는 곡들. 긴 생명을 가진 클래식. 그 시대의 유행가. 이런 곡들은 지금은 인정받지 못한다해도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클래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옛스럽지만 투명하고 맑고 아름다운 멜로디. -kaira 7192000
Cat's Blues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해 달라고 울고 보채도 모두 용서해 줄 수 있는, 단순한 아름다움, 자신을 절대로 동정하지 않는, 의연하고 당당한 존재. 가끔, 사람보다도 더 인간적인 보호해야만 할 존재이자 나의 위안, 나의 가족. -kaira 7192000 이런 자세로 잠든다면, 용서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언니도 일은 하게 좀 봐주라. P.S 친한 언니의 홈에서 업어온 극강묘 사진. (뉘집 아인지....아흑! 원본 주소및 찍은 분을 아는 즉시 올려드리겠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 사랑스러워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
친구 2008.11.28 06:20 "너 잘하는 게 뭐냐?" "수다떠는거" "또" "음악듣는것" "또 말해봐 쭉쭉" "자는것, 먹는것, 멍때리기, 잡동사니들.....그냥 그래" "에효" "넌" "비슷비슷해" -7192000 kaira
뻔한 얘기. 2008.11.19 07:21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알게되고 긋게되는 사람과의 선을 알게 될때, 손을 쭈욱 펼쳐서 하늘을 휘적거리지 않아도, 하늘이 닿지 않을 것을 아는 것처럼. 닿지 않을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게된다. 허망한 꿈이 있다는 것도 알게되며 현실에 맞춰가는 것을 배우며 누군가 얘기하는 보잘것 없는 희망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된다. 한발 한발, 하루란 시간을 걸어가면서. 다짐하는 것들이 생기며, 체념하는 것들이 생긴다. -kaira 7192000
너와 나의 타임머신. 2008.10.05 07:05 이번 가을. 짧은 3주간의 휴가를 온 내 전 룸메이트 언니. (이젠 텍사스에서 제 2의 인생을 살고있는.... 내가 '텍사스는 정말 소가 많아? 난 텍사스 특산물은 소떼밖에 몰라' 라 했다가 소 선물 받을뻔했다. 키울데도 없는데!) 는 쓸쓸하게 '이젠 한국에서 못살겠구나' 라고 말했다. '그리워서 왔지만 할일이 없구나 갈데도 없구나' 다시 한 번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느꼈다고 말했다. 난 조금 동질감이 들었답시고 '나도 제주도에서 그랬어'라고 키득거렸다. 어디 비행기 한시간과 12시간. 비행기표 10만원과 100만원이 같은급이겠냐만. 뼈져리게도 외롭겠다 싶었다. 그건 마치, 혼자만 올라탄 타임머신처럼. 변해버린 시간과 조우하는 기분. 하지만 네 삶은 돌아가고 내 삶도 돌아..
무서워서 그랬어. 2008.09.03 05:22 조금 더 내가 나를 포기하면 무너질 것 같았다. 하지만 입 밖으로 속내에 감추어 놓았던 그 말을 꺼내면 곧 부서질 줄만 알았다. 소심하게, 방 한구석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건... 결국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다시 시작하려 하는건 아직도 사그러 들지 않은, 마음 때문일테지. -kaira 7192000
내가 그래. 2008.08.23 06:41 이 나이에, 혹은 지금까지. '나는 왜 이래' 라고 비교하면 다치기 쉽상이다. 알면서도 계속 같은 고민에 부딪치는것은 사람이기 때문일까, 아니라면 자학하고 싶기 때문일까. 어디까지나 배부른 소리라는 얘기를 듣기 위해 하는말일까. '꿈이 있기 때문에, 혹은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 아니라면 걱정을 멈추고 살던데로 살던지. 아니라면 하고 싶던 것을 하던지. 쉽게 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밖엔 길이 없어서. 물음이라는 것을 던질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단지, 딱 그정도의 정열밖에 없어서 그렇다. 멈추고 죽던지, 걸어가다 살든지 어쩌면 죽던지. 사막 한 가운데 놓여져 있는 사람에게는 질문이란 무의미하다. -kaira 7192000